안녕하세요 이세계 아이돌 3집 Kidding의 뮤직비디오에서 초기 컨셉 제안부터 3D CG 총괄까지 맡은 스탁(StaK) 입니다.

2018년 1회 그란 뉘르부르크링 대회, 2022년 우마뾰이 모션캡처 리터칭 작업 이후로 오랜만에 이름을 비추게 되었습니다.

그란 대회의 경우엔 어느새 5년이나 지났기도 하고,

커버곡 작업에선 우마뾰이에 잠깐 참여했던 것을 제외하면 다른 작업을 전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소한 닉네임에

뮤비 컨셉까지 실험적이어서 놀라신 분들도 많다고 생각됩니다.

왁굳님께서도 방송에서 3집이 굳이 어려운 길을 택했다고 말씀 하신 부분이 이 부분일거라고 봅니다.

저도 실사 CG합성은 개인작으로 놀면서 여러번 해본 정도여서 이정도로 큰 규모의 프로젝트는 처음이다보니,

이렇게 완성해서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게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후기를 어떻게 써야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있는대로 싹 다 적자니 분량이 엄청나고 그렇다고 적은 분량으로 후기를 정리하자니 뮤비가 왜이렇게 오래 걸렸나 의문점이 계속 남았을 테니까요.

그래서 지금까지의 작업 과정과 기술적인 부분들 및 저에게 있었던 일들, 마지막으로 저의 감상까지 정리해서 작성하게 되었고뮤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여러분들께 잘 설명드릴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얘기가 많은 점은 조금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ㅠ


[3집 MV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까지]

2021년 사회초년생인 저는 1년 반 정도 다닌 게임회사를 퇴사한 후, 퇴직금으로 띵가띵가 놀고있던 백수였습니다.

대략 3개월 정도 놀다가 슬슬 다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쯤, 리와인드 MV를 나오자마자 보게 되었습니다.

그 때 제 머리속엔 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아 왁타버스라면 내가 하고싶었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다'

그 이전엔 게임회사에 다니며 일본을 타겟으로 개발하는 게임의 이펙터 겸 버튜버 기술 총괄과 뮤직비디오 제작을 담당하는

테크니컬 아티스트(TA, 자칭 잡부)로 근무하다

게임 자체가 잘 되지않아 관심도 못 받고 묻히고 회사도 잘 되지 않아 퇴사를 하였기 때문에

'내가 하고싶은 일은 이 시장에선 불가능한 것이었나?'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며 침울한듯 지내던 나날이었습니다.

그렇게 리와인드 뮤비를 보고 하루정도 생각에 잠긴 후 이대로 다운되어 있지 말고 일어나보자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왁굳님께 메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단순한 문장으로 시작했던 메일은 어느새 장문이 되었고 저는 긴장하며 전송 버튼을 눌렀습니다.

왁굳님께선 3시간만에 답장을 주셨고, 때는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정말 인생의 그 무엇보다 비교할 수 없었던 선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22년 초 디스코드를 통해 왁굳님과 직접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이때까지는 어떤 프로젝트에 투입해야 좋을지 왁굳님 께서도 애매한 상황이셨기에

저는 3집 뮤직비디오의 컨셉 제안을 드리게 되었고,

왁굳님께서 흔쾌히 수용 해주셔서 3집 MV 프로젝트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D 작업 인력]

본론으로 돌아와 유니티나 언리얼에서는 작업을 함께 해주실 수 있는 실력이 엄청난 분들이 왁물원에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뮤비 제작에선 후술할 실사 CG합성, 블렌더, ACES 색공간, 8K 해상도 작업 등등 이로 인해 조성된 특수한 환경에서 작업을 함께 해주실 분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게 모션캡처 리터칭에서만 겨우겨우 김슝늉님, 콘도요님, 사무엘님을 모실 수 있게 되었고,

그 외의 3D 작업은 제가 모두 맡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한정된 배경 영상 리소스]

감독님 측에서 2개월 가까이 되는 기간동안 배경으로 적합한 로케이션을 쭉 탐색하고 섭외 연락을 꾸준히 하셨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서울수목원과 노들섬 섭외가 가능했지만,

촬영에 허가된 시간이 단 하루밖에 없어 그 시간 안에 뮤비에 쓰이는 모든 배경을 촬영 해야했습니다.

최대한 어떤 컷이든 연출 가능하도록 한 장소에서 여러가지 구도를 촬영하는 등 여러 노력을 했지만,

3D 카메라 트래킹부터 최종 결과물까지 이 단시간 안에 찍힌 영상들로 결과물이 제대로 나올 지는 약간 도박에 가까웠습니다.

추가로 다시 촬영을 하기엔 카메라 및 기타 촬영장비 렌탈부터 장소 재섭외까지 허비되는 시간이 엄청나기에 현재 가지고 있는 수준에서 모든 작업을 진행 해야했고, 부족한 배경은 스톡 영상을 구매해 사용하는 등 장면 구성을 위한 여러 고민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이런 CG 작업을 위한 배경은 피사체가 아무것도 없는 배경에서 피사체가 있는 듯 촬영을 해야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경력이 많으신 카메라 감독님께서도 난이도를 느끼시는 부분이 있었고 저도 개인작을 통해 이런 촬영을 여러번 해봤기에 카메라 감독님의 기분에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8K 해상도와 무지막지한 용량]

배경 촬영을 위한 시간이 굉장히 적었기 때문에, 편집 과정에서 확대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최대한 장면 구성을 이룰 수 있도록 해결 해야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가는 최종 해상도는 4K를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편집시 2배 확대를 하더라도 4K 해상도 미만으로 내려가기 어렵도록 8K로 촬영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감독님께선 당시 카메라 바디만 620만원을 호가했던 캐논 R5C를 사용해 8K 12bit RAW 형식의 영상으로 모든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8K 해상도 비교 / 캐논 R5C 가격

8K라면 단순히 4K의 2배 해상도라고 생각 하실 수 있지만,

해상도의 숫자는 가로의 픽셀 수를 의미하기 때문에 세로 픽셀까지 합한다면 4K의 4배, 1080p의 16배에 달합니다.

(자료사진엔 7680x4320으로 나와있지만 실제 작업은 시네마 비율인 8192x4320으로 작업했습니다.)

그렇게 총 2시간채 안 되는 배경 촬영본들의 총 용량이 1.2TB에 달했습니다.


[8K 작업을 위한 워크스테이션]

영상이 8K로 촬영 되었다면, 3D 작업도 8K에 맞추어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배경 촬영을 마친 후 촬영본을 받아와 집에서 메인 데스크탑으로 테스트용 영상을 제작 할 때 5초 렌더링에 6시간이나 걸리는 진풍경을 경험하고 '앞으로도 수정이나 재 렌더링이 잦을텐데 속도가 이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메인 데스크탑

[사양]

CPU - AMD 라이젠9 3950X (16코어 32스레드, 4.25GHz 오버클럭)

메인보드 - ASUS ROG X570-E GAMING

RAM - TeamGroup T-Force DDR4 3400MHz 64GB (16GB *4)

SSD - 삼성 970 EVO 500GB + ADATA SX8200 1TB

그래픽카드 - 기가바이트 AORUS RTX 3080Ti 워터포스

파워 - 슈퍼플라워 LEADEX 1000W 플래티넘

케이스 -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7

쿨링 - 풀 커스텀 수냉

그렇게 평소에도 개인용 워크스테이션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번 3집 뮤비를 위해 워크스테이션을 맞추기 시작 하였습니다.

워크스테이션 조립 사진, CPU 벤치마크 전세계 랭킹 20위

[사양]

CPU - 듀얼 AMD 에픽 7T83 (총 128코어 256스레드)

메인보드 - 기가바이트 MZ72-HB0 (서버용 듀얼소켓 보드)

RAM - 삼성 DDR4 3200MHz ECC 352GB (32GB *11, 서버용 메모리)

SSD - SK하이닉스 P41 2TB

그래픽카드 - RTX 3090 *4

파워 - EVGA 1600W 골드 + 쿨러마스터 1250W 골드

케이스 - 써멀테이크 Level 20 XL

쿨링 - 풀 커스텀 수냉

총 금액은 2200만원 정도 들었으며, 일부 부품은 고장이나 메인보드 같은 경우엔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워 해외에서 구하느라 완성까지 중간중간 렌더링을 제외한 작업을 이어가며 4개월 가까이 소요 되었습니다.

직접 부품을 구매해서 맞추었기 때문에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것 보다 훨씬 저렴하고 가성비 좋게 맞춘 편이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ACES 컬러 그레이딩 및 CG 합성 작업을 위한 다빈치 리졸브 스튜디오,

모든 작업 파일을 저장하고 빠르게 불러오기 위한 4TB SSD도 구매하였습니다.

이렇게 워크스테이션을 맞춘 후 작업을 진행하며 5초 분량의 렌더링의 소요시간은 약 40분으로 줄었고,

합성 작업에선 아무리 메모리를 먹더라도 용량이 널널한 모습을 보이며

워크스테이션을 맞춘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8K 합성작업 중 메모리 점유율

하지만 사양이 사양인만큼, 전력소모는 워크스테이션 한 대로도 2000W는 가뿐히 넘었으며, 에어컨을 이기는 수준의 발열로 작업 중엔 더위를 버텨야하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작업 당시 에어컨 풀가동 실내온도, 작업기간 중 최고 전기요금


[3D 카메라 트래킹]

배경에 아바타를 얹는 본작업에 들어가기 전 뮤비에 쓰이는 모든 배경의 카메라 트래킹을 따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원본 8K 영상에서 트래킹에 유리하도록 채도와 대비를 조정하고, 4K로 다운스케일 하여 영상을 뽑은 후 트래킹을 진행했습니다.

대부분의 컷들은 다빈치 리졸브의 자동 카메라 트래킹으로 순조롭게 가능했지만,

일부 배경의 경우 자동 트래킹이 어려워 블렌더에서 수작업으로 진행 했었습니다.

수동 트래킹 작업 예시. 최종 뮤비에는 대체되어 들어가지 않은 컷입니다.


[아바타 및 의상]

의상 제작자분들께서 의상들을 정말 예쁘게 잘 뽑아주셨습니다.

하지만 3집의 뮤비가 어떤 방식으로 제작 되는지는 저, 왁굳님, 감독님, 일부 관련인원 외에는 철저히 기밀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제작자 분들께선 VR챗을 사용을 전제한 기준에 맞추어 제작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바타들의 베이스 또한 동일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와서 베이스부터 의상까지 다 뜯어고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블렌더 물리 시뮬레이션과 복잡한 안무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아바타와 의상들을 수정한 부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특히 복잡한 안무에서 발생하는 디테일적인 이슈들을 최소한으로라도 줄이고자 모든 컷을 프레임 단위로 검수하며 물리 세팅값, 리깅 등 많은 부분을 수정해야 했습니다. (액세서리 혹은 바디가 의상을 뚫는 이슈 등)

안무 시작 부분. 1인당 약 47만 폴리곤 수준, 외곽선 포함

모델링의 각지는 부분을 최소한으로 하고자 폴리곤 갯수 또한 많이 늘렸습니다.

이번 뮤비에는 멤버 1인당 3개의 의상이 나옵니다.

각 컷마다 배정된 의상을 바로 바꾸는 식으로 적용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수정과정을 거치며 물리 세팅값 등 모든 것을 각 의상에 맞추게 되어

총 18종의 아바타를 다루는 것과 다름없는 분량이 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의상이어도 컷마다 안무에 어울리는 세팅을 모두 다르게 적용해서 (치마 및 액세서리의 시뮬레이션 세부값 등)

세팅 된 모델 하나를 모든 컷이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작업을 진행 하기에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아바타의 수정 사항이 생길 경우 영상에 쓰인 모든 컷에 수정사항을 하나하나 적용 해야했습니다.

의상 교체가 생기는 경우에도 블렌더용 수정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하여 똑같이 진행했습니다.

수정 사항이 생기면 힘들었겠다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이런 어려운 작업 환경을 조성한 사람은 결국 저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예뻐진 의상, 더 예뻐진 모델로 업그레이드 해 작업 하게 되니 좋다는 생각만으로 작업 했었습니다.

또한 다른 멤버분들의 아바타 업데이트 사항들은 적용 되었지만, 버거님의 뉴버거만 적용이 불가능 했던 이유는

제작중인 파일을 받아 살펴 보았을 때 뉴버거의 리깅이 완전히 새롭게 제작되어 있었고,

이미 모든 모캡의 리터칭이 구버거의 리깅 기준으로 완료 된 상태였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호환 문제와 아바타가 완성 될 즈음엔 적용에 너무 늦겠다 판단해 적용을 못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정말 아쉬웠던 부분이었고, 추후에 모든 멤버들의 신 아바타가 갖추어 졌을 때 또 다시 작업을 하고싶다는 생각도 들곤 했습니다.


[안무 애니메이션]

안무 또한 모캡 현장에 방문해 안무가님들과 여구리님을 만나 촬영을 진행했었습니다.

광학식 모캡으로 진행이 되었고, 안무가님들께선 모캡슈트가 익숙하시지 않은데다 마스크까지 착용 하셔서 힘드셨을 텐데도 정말 열심히 임해주셨고,

여구리님께서도 디렉션을 함께 해 주시며 저보다 경력이 기신만큼 3D 애니메이션과 관련한 좋은 조언들을 여럿 주셨습니다.

실사 배경에 카메라 트래킹을 이용해 움직이는 3D 캐릭터를 얹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캐릭터가 땅에 잘 붙어서 움직이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풀3D 영상의 경우에는 어느정도 틀어지거나 부정확 하더라도 시청자가 보았을 때 느끼는 관용도가 넓기 때문에 크게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기 어렵지만,

우리가 실제로 보는 세상을 배경으로 캐릭터가 얹어져 있을 땐 그 관용도의 범위가 좁아지기 때문에,

땅에 잘 붙어 자연스럽게 움직여 주어야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게 됩니다.

부정확한 애니메이션 예시. 모캡 원본데이터 그대로 적용했을 때

그래서 퀄리티 높은 모캡 리터칭이 필요하게 되었고, 왁굳님을 통해 구인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몇몇 분들께 연락을 드려 짧은 분량의 리터칭 테스트를 진행했고,

충분한 퀄리티를 내주실 수 있겠다고 판단되는 김슝늉님과 콘도요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분량 분배의 경우 감독님께서 제작하신 가편집본에 왁굳님의 의상 배정을 기준삼아 두 분께 컷별로 쪼개어 분량을 전달 드려 진행했습니다.

이후 작업 후반부에 급하게 일부 분량을 수정 해야하는 경우가 생겨 작업완료 확정을 말씀드린 두 분께 다시 연락을 드리는건 실례일 것 같아 왁굳님을 통해 사무엘님께 도움을 받았습니다.

세 분 께서는 저의 요청사항에 맞추어 아주 깔끔한 퀄리티로 작업을 잘 해내주셨고,

함께 작업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간중간 짧게 나오는 단독컷들(인서트컷) 위주로 리터칭 작업을 진행했고,

릴파님께서 촬영 해주신 모캡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 했었습니다.


[페이셜 애니메이션]

모든 립싱크, 시선처리를 포함한 페이셜 애니메이션은 제가 맡아서 수작업으로 진행 했습니다.

페이셜 모캡의 사용도 충분히 고려 해보았습니다만, 안무가 복잡할수록 동작에 더욱 비중있게 포커싱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표정에 여러 자잘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페이셜 모캡은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립싱크는 직접 불러보며 발음마다 입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며 최대한 어울리고 깔끔한 립싱크가 나올 수 있도록 작업했습니다.

눈을 깜빡이는 타이밍도 각 멤버가 중복되지 않고, 안무의 호흡에 어울리도록 타이밍을 조정하며 작업했습니다.


[근육 시스템]

툰 스타일 아바타 특성상 리깅에서 근육의 움직임까지 고려하여 제작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래서 팔이나 다리를 굽힐 때 얇아지거나 단순히 접히기만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근육 시스템을 사용해 팔/다리가 드러난 의상에 모두 적용하였고, 눈에 크게 띄지는 않지만 있으면 좋은 자연스러운 디테일로 챙기고자 하였습니다.


[쉐이더]

제안 초기에는 제가 실사풍 렌더링(PBR)이 주력이었고,

뮤비에도 실사풍 렌더링으로 진행 하자고 왁굳님께 제안을 드렸었습니다.

초기제안 당시 테스트 렌더 이미지들

이후 감독님께서 합류하신 이후 이파리분들께 익숙한 비주얼인 툰 쉐이더로 진행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셔서 저와 왁굳님도 동의하고 툰 쉐이더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툰 쉐이더(NPR)쪽은 공부가 부족한 편이었기 때문에 직접 블렌더에서 사용 가능한 툰 쉐이더들을 여럿 사용해보거나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며 여러 테스트를 진행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유료 쉐이더가 괜찮은 퀄리티와 범용성을 띄고있어 그 쉐이더를 사용해 본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툰 쉐이더 적용 초기 테스트 영상이나 이미지들은 NAS 업그레이드 도중 대부분 소실되어 아쉽게도 본문에 넣지는 못했지만,

쉐이더에 여러가지 시도를 하며 최종본에는 실사 배경인 만큼 실사풍의 느낌도 나도록

툰쉐이더의 비주얼 + 실사풍 렌더링의 음영(앰비언트 오클루전)이 함께 표현 될 수 있도록 섞어서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최종 쉐이더까지 도달 하는데 총 4번 정도 수정이 있었고,

쉐이더 또한 의상처럼 각 컷별로 세부값이 모두 개별적용 되어있어 수정이 필요할 경우 모든 컷들을 다시 하나씩 수정해서 적용 해주어야 했습니다.


[렌더링 ~ 합성]

렌더링과 안무 구간의 합성에선 크게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워크스테이션 덕분에 빠르게 렌더링을 뽑을 수 있었고, 안무 합성도 아바타/그림자/배경 이 세가지로만 작업 완료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독컷들에서 반사 처리나 하늘 교체, 비치는 그림자 등 추가적인 FX 작업이 필요했었습니다

위 컷을 제작하기 위한 합성노드. 잎에 비치는 그림자 및 마스킹 등등

다빈치 리졸브의 퓨전에서 합성 작업을 진행할 땐 편집용 저화질 영상(프록시)가 아닌 8K 원본 그대로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긴 분량의 컷이 아닌데도 중간중간 확인을 위한 렌더링이 오래걸려 소요시간이 길었습니다.

트래킹 마커 제거 전/후

트래킹 마커 제거 합성 노드

이후 최종 작업에 들어서며 현장에 있던 카메라 트래킹을 위해 배치한 마커들을 제거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했습니다.

지운 부분이 어색하게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깔끔하게 지우려 노력했고, 도저히 지워지지 않는 어려운 컷이나 일부 합성의 경우엔 감독님쪽 인력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컬러 그레이딩]

이번 뮤비의 컬러 그레이딩 목표는 '우리가 보며 살아가는 세상과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색감' 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배경의 색감은 최대한 과하지 않으며 이질적이지 않고, 아바타의 색감은 그 배경에 어울리도록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경의 RAW 영상과 아바타의 컬러 그레이딩 작업에 대한 보정 가능 범위를 최대화 하기 위해,

ACES라는 색공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아카데미(혹은 오스카)상으로 대표되는 미국 영화 예술 아카데미에서 제정한 색 공간인데,

표현 가능한 색의 범위가 굉장히 넓어 아무리 심한 색보정을 넣어도 색이 쉽게 깨지거나 뭉개지지 않습니다.

영화 업계에서도 주류로 사용되는 색공간이며, 이 덕분에 컬러 작업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ACES를 이용한 워크플로우와 동작 방식을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어느정도 걸렸고,

블렌더에서도 ACES를 사용하기 위한 세팅을 따로 해주어야 했습니다.

합성 및 컬러 작업에 다빈치 리졸브를 꼭 사용해야 했던 이유 중 하나도 이 ACES 색공간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색보정 작업 중 스크린샷

또한 작업을 할 땐 영상의 모든 프레임을 EXR이라는 특수한 이미지 포맷으로 저장해 작업 해야하는데,

8K 기준 압축(DWAA방식)을 사용해도 한 프레임 이미지에 30MB를 차지하기 때문에 용량이 가장 큰 단점이었습니다.

시간이 촉박하여 일반 색공간으로 감독님의 최종 편집 과정에서 조정이 한 번 더 들어가고, 유튜브 압축의 한계로 깔끔한 색이 모두 표현되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최종 영상]

이렇게 모든 작업을 진행하고 마무리 된 최종 영상을 통해 모든 작업과정을 영상으로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하늘은 최종 편집과정에서 한 번 더 변경되어 그 이전의 하늘입니다

모든 최종본을 감독님께 전달 드리고 편집이 진행되어 현재의 Kidding 뮤직비디오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후련한 마음으로 모든 작업 폴더들을 재정리 하고 미사용 리소스를 제외한 총 용량을 확인했더니 2.25TB 였습니다.


[감상]

글 초입에도 작성 하였듯 이번 Kidding의 뮤비를 작업 하면서 어려운 점이 정말 많았지만 하나씩 공부하고 극복하며 이렇게 공개 할 수 있게 된게 너무나도 기쁩니다.

어린데다 그란 대회 참가를 제외하면 왁물원 뉴페이스 수준에, 경력도 없지는 않지만 듬직한 정도는 아닌데도 이렇게 믿고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또 푸쉬 해주신 것에 대해 이렇게 작업을 완료 함으로써 왁굳님께 보답 해드릴 수 있게되어 정말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또한 GTA4, 포르자4를 한창 하시던 시절부터 왁굳님 방송을 봤었는데 이렇게 시간이 흘러 왁굳님과 만나 식사를 하고, 페리도트 그린 옆자리에 타보고, 왁굳님과 감독님께서 저의 자취방에 모여 함께 회의를 하는 등 정말 이전이었다면 상상도 못했을 경험을 하게 되어 정말 신기하고도 행복했습니다.

사실 이번 작업에서 저를 되돌아보며 당시의 스스로가 부족해 아쉬웠던 부분도 정말 많았습니다.

진작에 더 공부를 많이 해두었다면, 지금보다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을텐데, 여러가지 기술들을 더 써볼 수 있었더라면 싶은 생각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듭을 짓지 않으면 안 되었기에 이렇게 Kidding의 뮤직비디오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작업 동안의 저는 부족했지만 최대한 열심히 했고, 좋게 봐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를 믿고 기회를 주신 왁굳님

끝까지 제작을 함께 해주신 강병찬 감독님

좋은 곡 만들어 주신 이태훈님, 9june9님, Perrie님, 마스터키님

열정적으로 곡을 불러주시고 뮤비 작업과 관련해 메시지 드릴 때마다 친절하게 답장 주셨던

징버거님, 비챤님, 고세구님, 주르르님, 아이네님

또한 인서트컷 모션캡처에서 활기찬 모습으로 참여해 주셨던 릴파님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도 깔끔한 안무 모캡이 나올 수 있도록 열정을 다 해주신

헤일리님, Yurim님, 부시현님, J shua님, Suona님, Pei님

함께 안무 모션캡처 디렉팅을 해주시고 조언을 주신 여구리님

배경 촬영 현장에 함께 해주신 조병준님, 전병렬님, 오진영님, 김진구님, 안세현님, 김현빈님

예쁜 로고 만들어주신 Cryental님

예쁜 의상들과 컨셉아트 만들어주신

지나인버스님, 낑깡맛님, Vaker님, 피자소다님, Aho님, 우헿헿님, 문어와소라님, 베타쿤님

함께 애니메이션 작업을 해주신 김슝늉님, 콘도요님, 사무엘님

그 외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신 분들과 뮤비를 시청해주시고 이 긴 글도 끝까지 읽어주신 이파리분들까지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제 작업으로 인해 많이 늦어져 또 죄송할 따름입니다.

다른 작업들에서도 1인분은 충분히 하는 수준으로 이름을 다시 비출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ps. 커버곡/팬영상 3D 렌더링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 연락 주시면 최대한 지원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지간한 렌더링들은 충분히 빠르게 하고도 남을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