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탕 방패
일단 이 타이밍에 진드기가 이런 글 쓰고 있으면 또 '과학' 소리 나올 것이 눈에 훤하기 때문에 간단히 자기소개부터 올리겠습니다
하쿠님 관련해서 나작스 방송화면과 글자체 등 이것저것 디자인한 사람입니다
이슈 터졌다고 신나서 겨들어온 분탕1이 아닌 건 대충 설명이 되리라 생각을 합니다
1편
https://cafe.naver.com/steamindiegame/13058720
1. 커버는 '원래 안 되는 거' 다
2. '개별 영상에서 수익을 설정하지 않았다' 는 사실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
본문에 앞서
왁타버스는 지금 굉장히 규모가 커진 상태입니다
그리고 컨텐츠 시장에서 믿을만한 뒷배도 자본도 없는 컨텐츠가 커졌다는 건, 힘이 아니라 얻어맞을 과녁만 커졌다는 의미죠
유감스럽게도 "고멤은 그저 우왁굳의 컨텐츠에 참여/기여하고자 하는 일개 시청자일 뿐" 이라는 약속은 이 극장(왁물원)에 앉아 이 컨텐츠를 즐기기로 합의한 관객(팬치)들 사이에서만 유효합니다
수익이 발생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등장하고 활동하며, 때때로 직접 방송을 진행하거나 광고 등에 활용되기도 하는 이들은, 이미 겉으로 보기에는 어딘가에 소속된 버튜버 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는 매우 타당하고 상식적인 인식이에요
다시 말하지만 왁타버스는 굉장히 큰 컨텐츠가 되었고, 더 이상 일개 팬 활동, 시참일 뿐이라는 약속은 그런 설정일 뿐, 의무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만한 설득력을 가지지 못합니다
물론 그들의 활동을 뒷받치는 팬덤과 제작자들 또한 의무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구요
이번 기회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하고 아름다운 왁물원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본문
괜히 말 보태는 것 같아 썩 내키지는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왁물원 내에서는 혼란과 충격이 좀 남은 것 같아서요. 쿨다운할 겸 정보나 더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아 글 씁니다. 1편에서 쓰려다 만 내용들이 주가 되나, 1편을 보고 오는 것도 귀찮으실 테니 주요 개념들은 이곳에도 반복 서술됩니다. 1편도 보고 오시는 게 좋긴 할 겁니다.
1. 가장 중요한 건 존중이다
하쿠님의 이번 입장표명과 리뉴얼 결정은 권리 문제나 소동 이전에, 스스로 좋아하시는 대상과 그 문화에 대해 최대한의 존중을 보이는 선택을 하신 겁니다.
어디서 소란 피워서 그렇다, 괜히 시끄러워졌다, 누가 극성이다, 쟤들 왜 저러냐, 이렇게까지 해야하냐 라는 발언 하나하나가 상대방은 물론 결정 내리고 입장을 밝히신 하쿠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만큼, 그냥 새로운 모습과 밝은 활동을 기대하며 "아 이번엔 또 얼마나 개쩌는 게 나올까" 에 대해서만 목소리 높이며 놀고 있자구요. 솔직히 기대되잖아요? 아 나도 디자인 잘 하는데
특히 커버 등의 활동의 경우 기본적으로 2차적 창작물에 불과하며 원 저작자의 권리가 우선하는만큼, 단순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대상의 문화를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이 해외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죠.
하쿠님은 스스로의 판단과 활동에서 최대한 존중을 보이고자 하셨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셨다.
이게 전말이고,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2. 활동에 문제가 없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올게 왔다 라는 생각입니다.
다만 실제로 하쿠님 및 왁타버스의 향후 활동에 직접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이 있느냐, 즉 팬들이 과도하게 걱정하거나 경시/무시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왁타버스에서 보이는 혼란도 상당부분 이 부분에 관한 정보가 불완전한 탓으로 보이거든요. 걱정과 훈수는 죄악이니 괜히 "어 왁굳님 어떡해?" "어 왁타버스 괜찮나?" 이런 호들갑은 떨지들 마시구요.
그냥 "아 이런 일이 있었고 이런 게 문제였구나, 그럼 난 지금부터 어떤 태도를 보이고 어떤 행동을 해야할까" 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또 그 시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정리해 봤습니다.
*이미 과실이 확실시되고 하쿠님께서 사과하신 내용 - 데이터 및 일러스트 유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습니다.
a. 저작권 이용의 묵인
저작권은 저작물의 사용과 이용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으며, 저작물의 이용의 경우 법이 규정하는 예외적 상황(공정한 이용)을 제외하고는 원 저작자의 허락을 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커버곡 및 커버 영상의 제작은 저작물의 이용에 해당하고, 이를 유튜브에서 공개하는 것은 공정한 이용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원 저작자의 허락을 구해야 합니다. 다시말해 유튜브에 커버 영상을 업로드 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원 저작자들이 저마다의 이유 (귀찮음/커버할 정도로 곡에 애정을 가져줘서 고마움/커버를 통해 원곡의 지명도가 올라가는 것을 이용 등) 로 그냥 놔둬주는 것일 뿐, 커버라는 저작권 이용 행위가 원래 자유롭게 해도 되기 때문이 아닙니다.
패러디나 인용 또한 저작물의 이용에 속하는 행위로, 저작권법의 적용대상이 됩니다. 특히 오마주, 패러디, 표절 사이에는 법적으로 명확한 정의, 규정, 경계 같은 것이 없는 탓에 더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로지 원 저작자의 판단에 기대어 공소가 이루어 지고, 법원의 판단에 의해 그 침해 여부가 결정되죠.
저작물의 이용은 설사 당장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상황이 바뀔 수 있으며, 특히 원 저작자의 의도와 다른 이용 또는 원 저작자의 명확한 거부 의사가 있는 이용의 경우 직접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작권법에서 규정하는 범죄는 대부분의 경우 친고죄에 해당하여, 고소권자 (직접적인 피해를 주장할 수 있는 당사자 - 피해자, 피해자의 법정대리인, 유족 등) 가 직접 고소를 하지 않으면 공소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저작권법 하에서는 저작권 침해에 의한 피해 사항이 실재하더라도 고소권자가 적극적으로 고소를 하지 않으면, 즉 묵인하면 죄가 되지 않습니다.
묵인은 흔히 저작자가 인지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경우와 저작자가 알고도 고소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묵인일 뿐 원 저작자가 이용을 공식적으로 허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삼으려 하면 언제든 문제삼을 수 있다 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묵인의 대표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a. 저작자가 인지하지 못할 수준의 영향력에 그치는 이용 ex)친구들과 숙박시설에 모여 구매한 영상매체를 함께 시청하는 행위
b. 알고도 방치해도 괜찮을 만한 수준의 영향력에 그치는 이용 ex)메신저에서 웹툰의 일부를 캡쳐한 웃긴 짤으로 대화를 나누는 행위
c. 고소하지 않는 것이 도리어 원 저작자의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용 ex)팬아트 및 동인 이벤트
*a와 b는 상당 부분 겹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묵인이 위험한 거라면 직접 허가를 받으면 되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절대다수의 기업은 자사가 소유한 자산인 저작물이 관리가 닿지 않는 외부에서 이용되는 것에 부담을 느낍니다. 다시 말해, 허가를 받으러 가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금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함부로 문의를 넣을 게 아니라 적당한 범위 안에서 상식껏 이용하거나, 영 아리까리하다 싶으면 그냥 아예 안 하는 게 좋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유가 있어 묵인하는 것인만큼, 크게 사고를 치거나 악의적인 목적이 명확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론 문제삼지 않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해당 컨텐츠의 명줄을 잡고 있는 건 상대방이니만큼, 목에 칼 들어온 상태라는 걸 명확히 인지하고 상대방이 칼을 휘두르지 않도록 조심하는 태도는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원 저작자와 그 주위 환경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당연히 주의해야겠죠. 특히 컨텐츠 시장의 경우, 소비자가 상품보다 중요시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에 저작물을 이용할 때는 그 원 저작물의 향유자/소비자(=팬)들 또한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번 일로 기분 나쁘다고 보카로 문화나 팬덤 까는 게 최악의 대응입니다.
b. 수익화와 상업적 이용
저작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원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했는가 이지 그 과정에서 원 저작자의 수입이 줄었는가/이용자가 부당한 이윤을 남겼는가 따위가 아닙니다. 단지 직접적인 상업적 이용을 감행할 경우 원 저작자들이 더 이상 묵인하지 않을 당위성이 커질 뿐이죠.
간단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데요. 어떤 대기업에서 자선행사/기부사업을 시작하면서 그 홍보를 위해 왁굳님이나 고멤분들, 이세계아이돌의 비주얼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해당 이미지로 해당 기업이 직접적으로 경제적인 이윤을 남기지 않았다고 해도 당연히 문제가 되겠죠.
게다가 상업적 이용인가 아닌가는 그리 간단하게 판단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수익화가 되어 있는 유튜브 채널에서 커버 영상을 올렸다면 고려해볼 것이 훨씬 많죠. 예를 들어 커버 영상을 통한 신규 유입과 지명도 상승을 확인할 수 있고, 이것이 해당 채널의 수익성 확대 (평균 조회수 및 시청 시간 등) 에 기여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 이 커버 영상 자체의 수익화 설정이 꺼져 있더라도 충분히 상업적 이용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어디까지나 해당 영상을 통한 직접적인 수익 창출을 피하는 조건으로 묵인되고 있을 뿐이에요. 만약 원 저작자가 문제 삼기로 결심한 상황이라면, 이렇게 간접적으로 수익에 기여한 비중도 모두 산출해 배상액에 보함하려 할 겁니다.
"커버 영상에서는 수익 창출 안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난리 피우네" 라고 할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c. 캐릭터의 저작권
일본은 캐릭터 그 자체는 저작물로 인정하지 않는 반면, 한국은 캐릭터 또한 독립적인 저작물로 인정 하기도 합니다. 다만 한국에서도 캐릭터가 캐릭터 그 자체로 보호받기보다, 미술적 표현에 대한 저작권과 상표권을 통해 보호받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일본에서 콜라보, 미디어믹스 등을 통해 캐릭터들의 외형을 "이게 같은 캐릭터라고?" 싶을 정도로 크게 변화시키곤 하는 이유가, 외형적 특성의 바리에이션을 크게 늘림으로서 미술적 표현에 대한 저작권을 통해 캐릭터를 보호할 수 있는 범주를 늘리고자 하는 의도라고 해석해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방식에 상당히 적극적인 컨텐츠 중 하나가 다름아닌 하츠네 미쿠입니다. 요즘 진행중인 포켓몬과의 콜라보 (Project VOLTAGE - Pokémon feat. Hatsune Miku) 에서 그 모습이 여실없이 드러나고 있죠. 일본 현지에서도 "이게 미쿠라고?" 라고 할 정도의 바리에이션을 공표하는 것으로 "미쿠는 자유롭고 누구나 미쿠를 통해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다" 는 브랜드 메시지를 던짐과 동시에 자사의 컨텐츠를 지킬 수 있는 폭을 넓히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캐릭터가 가진 색, 기본적인 컨셉, 서사의 일부 요소 (일부 단어나 단문, 플롯의 큰 맥락) 정도가 일부 유사하다고 해서 저작권 침해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라이덴 쇼군(원신) 과 미나모노토 라이코(FGO) 는 서로간 많은 공통점 (장신 장발의 여성, 머리카락 색, 일본풍 의상, 주무기가 카타나, 이미지 컬러, 천둥번개를 활용한 연출, 인간을 초월한 존재라는 설정과 배경 서사 등) 을 가지고 있으나, 서로의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죠.
이번 사례를 두고 말하자면, 하쿠님이 하츠네 미쿠의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솔직히 어렵습니다. 서사에서 문제가 될만한 요소라면 "마스터" 라는 단어 정도고, 아바타도 이차적 저작물에 바탕을 두지 않은 오리지널 아바타이며, 외형적 표현도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할 정도로 유사성/의거성이 인정될만한 디테일한 미술적 표현은 솔직히 말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갈래에 비슷한 머리색 정도만으로 인정되는 건 아니거든요. 헤드셋은 좀 닮긴 했습니다만...
다만 하츠네 미쿠 이외의 대상과 지적된 요소에 대해서는 저작권 침해로 볼만한 여지가 충분합니다. 특히 상의의 디자인은 충분한 창의성이 드러나는 시각적 표현 (악세사리의 형태와 그 배치 등) 이 공연히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데포르메 정도 덕에 문제가 될만한 디테일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하쿠티콘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하쿠님이 전면 리뉴얼을 선언하신만큼 하쿠님과 왁굳님 의사에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디자인이 이루어진 과정을 알지 못하기에 조심스럽습니다만, 검수 과정에서는 충분히 놓칠 수 있는 내용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당장 저도 꽤 오랜기간 보카로 문화에 몸담아 왔음에도, 지적을 보기 전까진 인지하지 못했거든요. 되돌아보면 제가 디자인이라는 일을 하게된 것도 검수 과정의 리스크를 겪어보니 "그냥 내가 처음부터 만드는 게 낫겠다" 해서 뛰어든 거구요. 남이 그려온/만들어온 거 소스를 전부 완벽하게 파악하는 건 불가능한 게 현실입니다.
하츠네 미쿠와는 오히려 상표권 관련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 있어 보입니다. 애초에 초기 명의가 미츠네 하쿠였고, HAKU 0089 라는 명의도 미쿠와 썩 분리되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장 저부터가 리스펙트 차원에서 의식하신 네이밍일 거라고 보고 있었구요. 미쿠와 39의 조합은 미쿠 측 공식에서도 꾸준히 밀고 있고, 미쿠와 39를 연관지은 상품과 그에 따른 상표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ex) 初音ミク Project DIVA MEGA39’s
처음부터 HAKU 0089였다면 미쿠와 연결짓는 것을 억지라고 일축할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이전 명의의 문제와 디자인 등에서 보이는 사소한 유사성, 또 음악을 바탕으로한 활동과 설정 탓에 지금도 아주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뿌리를 하츠네 미쿠 패러디에 두고 활동을 하셨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당시 자칭하셨던 보컬로이드 라는 단어가 엄연한 상표입니다. 보컬로이드가 그냥 합성음성 소프트웨어를 통칭하는 일반명사가 아니에요. 하쿠님이 공식적으로 보컬로이드를 자칭하지 않으신 지 좀 됐지만, 얼마전까지 왁뮤 소개란에는 보컬로이드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었죠. 리뉴얼 과정에서 디자인 뿐 아니라 명의까지 변경하기로 한 것은 하츠네 미쿠와 그 문화에 대한 존중은 물론이나, 이러한 현실적 문제도 고려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상표권은 저작권과 달리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자칫하면 법적으로 정말 귀찮은 일로 이어질 수도 있거든요.
뉴하쿠의 디자인과 활동이 권리 침해라는 주장은 과장이 있을 지언정, 아주 억까인 것만은 아닙니다.
기타 주의해야할 저작권의 대략적인 내용
아주 상세하게 파고 들어가자면 너무 길고 어려워지는 데다 저도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니, 향후 왁타버스의 활동과 관계가 있을 만한 내용들 위주로만 가볍게 짚어보겠습니다.
아바타 및 3D모델 - 3D 데이터의 이용의 경우 대부분은 딸려오는 이용 가이드라인만 잘 읽어두면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경우도 존재합니다. 판매자가 불성실할 가능성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고, 데이터 자체에 부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해당 가이드라인은 어디까지나 본질적으로 사용에 대한 안내일 뿐, 이용을 허락하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합니다. 애초에 Booth 등에서 구매자가 거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권리는 유료/무료 모델을 막론하고 사용권이지 이용권이 아닙니다.
물론 판매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Booth 등의 모델들, 특히 무료 소재들의 경우 딸려오는 가이드라인은 그 내용에 엄밀성이 많이 떨어지곤 하는데요. 이는 해당 가이드라인이 엄밀한 계약 사항이 아니라 묵인의 조건, 즉 해당 저작물을 이용함에 있어 눈감아주는 범위에 대한 소극적인 제한, 일종의 부탁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계약과 달리 판매자가 임의로 내용을 바꿀 수 있는 이유이고, 가이드라인에 명시되지 않은 행위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게 아닌 이유입니다.
그림과 사진 - 흔히 트레이싱이 문제가 되는데, 딱히 트레이싱 (직접 본뜨거나 덧대어 그리는 행위) 이 아니어도 문제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트레이싱을 했다고 해서 그게 연습삼아 모작을 만들거나 따라 그리는 것, 집에서 혼자 감상하기 위해 인쇄하거나 복제하는 등의 목적이라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즉 트레이싱을 했다 하더라도 나 혼자 집 안에서 만족하기 위해 한 것이라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다만 인터넷 상에 공개하는 건 물론 공개한 시점에서 문제가 됩니다. 출처를 밝히거나 해당 트레이싱으로 금전적 이익을 얻지 않았다고 해서 괜찮은 것도 아닙니다. 출처나 금전적 이익 같은 건 원 저작자가 묵인해도 되겠다는 판단의 재료나 법원에서 어느정도 정상참작될 여지를 만들 뿐이지, 원작자가 묵인하기 싫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단순 패러디나 오마주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무니 그 부분은 눈치껏 알잘딱으로 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개인 sns 프로필에 타인의 저작물 걸어놓는 것도 허락없이는 아웃입니다. 그냥 묵인될 뿐이니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자체와 폰트 - 원칙적으로 글자체의 형태에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표현의 특성상 그 형태가 한정되며, 기능을 위해 어쩔수 없는 유사성이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복제와 변형이 자유롭다는 의미입니다. 다시말해 인터넷에서 이쁜 글씨를 보고 따라하거나, 약간 변형시켜서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다만 이쁜 글씨가 담긴 그림이나 사진 등은 엄연히 저작물이니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글자체의 형태에 한정됩니다.
예외적으로 특별히 예술성이 나타나는 글자체의 경우는 저작권이 인정되기도 하지만, 현업에서 일하면서도 이거에 걸리는 건 못 봤습니다.
다만 폰트는 좀 사정이 다릅니다. 폰트는 해당 폰트가 나타낼 수 있는 글자체의 예술성과 관계없이, 특정한 서체를 컴퓨터 상에서 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충분히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표현을 포함한 데이터로서 저작권에 의한 보호의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폰트 파일을 함부로 복제/공유/편집하는 등의 행위는 저작권 침해가 됩니다.
음원 - 유튜브에서 자주 보이는 커버 영상들은 상당수가 원곡자의 묵인 하에 존재하고 있을 뿐입니다. 당장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상황이 바뀔 수 있으며, 이는 해당 영상이 직접적으로 수익 창출을 하고 있는가와는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애초에 유튜브 안에서 커버 곡 등이 비교적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다시말해 유튜브 활동에 대해서 대부분의 저작권자가 묵인하는 것은 유튜브가 자체적으로 각국의 음원 저작권 및 인접권 관리 위탁 단체 (일본의 경우 JASRAC 등) 와 저작물의 포괄적 이용에 관한 협약 (대충 이 비슷한 이름의 계약) 을 직접 체결하여 원 저작자에 대해 수익 분배가 이루어지도록 한 덕입니다.
원 저작자들이 안심하고 묵인할 수 있는 환경일 뿐 묵인을 하고 말고는 여전히 원곡자들 맘에 달렸다는 뜻이죠.
커버 곡이 아닌 음원의 직접 이용이라면 더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무 및 모션 - 커버 대상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한일 양국에서 안무는 엄연히 보호받는 저작물입니다. 직접 춤을 추는 것으로 안무를 재현하는 것은 물론, MMD 등으로 안무를 재현하는 행위도 원칙적으로는 원 저작자 (이 경우 안무가) 의 허락을 필요로 합니다. 허락을 받지 않고 안무를 재현하는 것은 남의 일러스트를 트레이싱하는 것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의미입니다. 유튜브 상에서 볼 수 있는 안무 커버 등도 어지까지나 묵인에 의해 존재할 수 있는 문화입니다.
안무가 아닌 단순한 움직임의 경우는 저작권으로 보호되지 않으나, 3D 모델 등이 특정 움직임을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 모션 데이터는 저작권으로 보호됩니다.
정리하자면 일상적인 움직임(걷기나 뛰기 등)의 경우 모션 트레이싱이 비교적 자유롭지만, 안무나 특정한 무대적 표현등은 꼭 불법 추출이 아니더라도 재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투 모션 등 액션 표현은 워낙 케바케라 알잘딱이 필요하구요.
*주의 : 딱히 원 저작물과 가깝게 표현하는 것이 원작에 대한 존중으로 해석되는 것은 아닙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내용을 더 알기 쉽게/정확하게 다시 정리하시는 건 적극 환영합니다!!!




망고맛소고기
2023. 9. 26. 오전 5: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