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중 아이네님이 언급하셨던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를 시청한 뒤 글을 남깁니다.
장문의 글이 될 것 같은디, 전부 읽기 힘들 것 같으시다면은 이 말만은 꼭 기억해주십시오.
"아이네의 안목은 기똥차다. 아주 와따다 와따."
블랙미러 이후로 넷플릭스를 잘 시청하지 않았는데 오늘을 계기로 숨겨진 명작을 찾아보는 시간을 종종 갖을 것 같읍니다. 감사하다네.
서론
본인은 종종 타인에게로부터 추천받은 서적, 영상매체, 또는 기막힌 풍경의 장소 등을 꼭 나중에 찾아보아야지 라는 마음을 갖은 채 등한시 했던 경향이 있읍니다.
"이거 재미있으니까, 나중에 시간나면 꼭 보세요"
"네" (안 봄)
또한, 추천받았던 영상을 찾아보지 않았을 경우에는 나중에 같은 주제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 상호머쓱관계가 될 수 있고,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로라도 보았다고 하게되면은 최악의 경우 할복할 수 있기 때문에 거짓말은 하지 않도록 합시다.
언젠가 누구에게서 적극 추천 받았던 어떤 것들은 필히 보이지 않는 기억의 저편으로 넘어가버리고, 후에는 기억의 조각과 파편만 남아 내가 무엇을 찾고자, 보고자 했는지 조차 까먹어버리기 부지기수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시간을 내어서라도 찾아보아야겠다 라는 다짐과 함께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의 재생버튼을 누르게 되었읍니다.
이땐 몰랐다. 모든 시리즈를 찾아보게되어 한시간 반을 태워버릴줄은.
웨스 엔더슨,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의 감독입니다.
그가 영화 내에서 선보이는 특유한 색감과 촬영기법은 필름을 공부했던 사람이라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개성이 강하지요.
파스텔톤을 적절한 오브젝트에 '정확하게' 사용하며 톤온톤, 톤인톤, 톤앤톤, 보색대비 등 색상을 이용하여 강조시키고자 하는 피사체를 확실히 부각시키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제가 평가하는 그의 강점입니다.
가장 첫 장면에는 액자와 종이가 잔뜩 달린 노란색 벽앞에 놓여진 테이블 위에 잡동사니가 어지러져있고 나레이션이 시작됩니다.
분명 벽에는 액자와 종이가 잔뜩 달려있고 테이블엔 잡동사니가 널브러져있는데 어째서 보기 좋았던 것일까요? 어째서 미장센*이 뛰어나다고 느꼈던 것일까요?
*무대 위에서의 등장인물의 배치·역할 및 무대 장치와 조명 등에 관한 총체적인 플랜.
그런데, 리뷰를 남기며 문득 의문점이 하나 떠오릅니다.
'과연 색감의 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것인가?'
웨스 엔더슨 감독의 별명이 색감의 천재입니다.
그리고?
아이네 또한 색감의 천재이다.
Anyway, 미니어쳐로 만들어진 골목길을 배경으로 사용하고 연기자의 제자리걸음을 통해 budget 효율적인 시각 연출과, 클레이를 이용한 스탑모션, 수직으로 내리 꽂는 하이앵글 등 그가 이전 영상제작에 사용했던 기법을 재사용 및 경험을 기반으로 본인의 강점을 본인의 매력으로 만든 또 하나의 걸작이 아닌가 싶었읍니다.
이 중, 웨스 엔더슨 감독의 가장 특색있는 개성은 그가 대칭을 가장 잘 활용하는 영화감독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영상 제작의 기본기를 가장 잘 다루는 감독이라고도 할 수 있읍니다.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하고싶은 꿈나무들은 아래의 동영상으로 공부해보시길...
또 하나의 흥미로웠던 부분은 영상 내 카메라가 직선 무빙, 줌인, 컷, 수평 수직 각도를 유지하며 마치 사실적인 영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2차원의 책을 무대위로 얹어놓았다 라는 느낌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책을 한장 넘기면 다음 장면이 시작되듯 말이지요.
TMI.
1. 거의 대부분의 씬에서 주인공이 되는 피사체가 중앙에 위치하여 관객의 시선을 한 곳으로 모아 분산시키지 않아 안정감을 얻는다.
2. 다음 장면에서 나오는 피사체는 이전의 피사체와 같은 위치에 위치하며 자연스레 다음 장면의 가장 중요한 피사체에 눈이 가도록 한다.
(대부분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3. 감독이 밷왁굳 스타일이다. 본인이 강조하고 싶었던 감정을 무대 조명을 끄고 배우의 눈에 하이라이트를 비춰가면서까지 관객에게 보라고 강요한다.
대칭이 안정감을 주고.. 가장 중요한 피사체에 눈이간다..
이세돌도 얼굴이 대칭이잖아!
당신들에게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 이유가 있었군요. (흐뭇)
영상의 시작은 어떤 노인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됩니다.
헨리 슈거에 대한 이야기를 쭉쭉 읊으며... 저는 생각했읍니다.
'아, 이 노인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해서 페이드아웃 되며 헨리 슈거라는 사람의 과거 시점으로 가겠구나' 싶은 그때...
노인의 나레이션이 멈추지를 않았읍니다.
말을 계속합니다.
멈추질 않읍니다. 계속 말합니다.
심지어 말하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아이네님이 중간에 딴짓하지 말라던 충고가 떠오르는 동시에,
이 생각을 하느라 잠깐 멍때린 순간 흐름을 놓쳤읍니다. (잔상입니다만)
아무튼, 노인의 나레이션은 그대로 다음 주인공이 이어받아 계속 말을 합니다.
러닝타임 40분 내내 모든 주인공이 쉬지않고 말을 합니다.
마치, 듣다가 자라네를 두배속으로 듣는데 아이네님이 풀트를 착용한채 연기하며 등장인물 성대모사까지 하면서 말하는듯한 느낌입니다.
정말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야기의 내용을 등장인물이 전부 읽어준다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요' 내가 말했다.
라는 대사가 있으면, 내가 말했다 까지 등장인물들이 읽어줍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내용과 시점이 순간이동 마법을 쓰듯 이리저리 왔다리갔다리 하기 때문에 집중하고 시청하면은 흐름을 놓치는 일은 없을덧 합미다.
다만 자막을 보시는 분들은 자막도 빨리 넘어가기 때문에 영상미를 챙기며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 하시겠다면은 눈을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셔야 할덧 합미다.
내용은 스포일러이기에 직접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실 글을 너무 많이 써서 여기까지 적으려고 합니다.
살짝 리뷰한다는게 갑자기 찾아온 오타쿠식 딥토크로 여기까지 적어버렸군요.
껄껄껄...
너무 두서없이 적었나 싶은디 대충 봐주십쇼...
아이네님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진득허니 앉아 영상을 시청했던 것 같읍니다.
쇼츠와 릴스, 틱톡의 시대에 점점 짧아져만가는 영상길이, 그리고 모든 프레임에 도파민을 우겨넣지 않으면 눈길조차 주지 않아 아티스트들이 고통받는 이 시대에 잠시 쉬어갈 수 있었던 그늘같은 영상이었읍니다.
오스카 받을만 하군요.
그리고 백조, 쥐잡이 사내, 독 까지 다른 영상도 전부 보고말았답니다...
호불호 스코어: 호호
리뷰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아래 사진을 눌러 영상을 보는건 어떨까요?
강요입니다. 클릭해주십시오.




우유초코딸기
오
2024. 4. 9. 오전 4:5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