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잘 보셨나요.

이세계 아이돌의 데뷔 3주년을 다시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댓글로 좋은 말들을 많이 받아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아이네편은 사실 눈물픽으로 만들어진 만화는 아니었습니다.

스토리 단계에서부터 정해진 방향성이기도 했고,

저희 3년동안 매년 울었잖아요? 올해도 다른데서 많이 울 예정이고.

그래서 우리만큼은 슬픔 보다는 용기를 주면 어떨까 싶은 마음으로 연출을 했습니다.

사실 좀 슬프게 만드는 편이 반응을 이끌어내기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이제와서야 들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아이네편을 읽고 감동받으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전하고자 하는 바가 허사가 되지는 않았구나

안도하게 됩니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스스로를 오선지 안에 가두고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저 포함)

오선지를 벗어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고, 오선지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은 경우도

있을겁니다.

다만 오선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면,

오선지 밖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지식과 열정으로 내면을 가득 채우고, 단단하고 따듯한 마음으로 무장해서

다섯 줄 밖으로 발을 내딛었을 때,

분명 우리는 스스로를 완성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으리란 걸 아이네님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작업 효율이나 기타 문제로 처음에 전달받았던 스토리와는 꽤 다른 부분이 많은 완성본이 되었는데,

저도 파트작가 일을 하고 있는 입장으로서 내 작업물이 다른사람의 손에서 걸러진다는게 심리적으로 꽤 부담이 되는 일인데도 믿고 지지해주신 스토리 작가님께 죄송과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제 제멋대로인 작업주기를 견뎌주신 팀장님과 채색, 보정 모든 팀원분들께도 죄송과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연출과 대사에 대해 몇가지만 얘기하면,

사실 작업하면서 가장 신경쓰고 가장 어려웠던 건 대사인 것 같습니다.

당연하게도 만화에서 가장 중요한게 대사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선화 완성 직전에 써넣은 대사도 있고 그렇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대사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 다행인 듯 싶습니다.

인생을 악보에 비유한 본 작의 테마에 따라 악보와 클래식을 소재로 한 연출들이 곳곳에 들어가 있는데,

저는 피아노 한 번 만져본 적 없는 레전드 음알못이기 때문에 자료 조사에 꽤 애를 먹은 부분이 있습니다.

중학교 음악 수준의 기반지식에 인터넷 집단지성을 얹어 만들어낸 것이기에 사소한 찐빠가 있더라도 따듯한 눈으로 봐 주시길 바랍니다.

후반부의 연출은 꽤 고민을 했었는데, 작품 전체적으로 잔잔한 기조에 전하고자 하는 바는 용기 이기 때문에,

후반에 한번 펑 터트려버리자! 싶은 생각이 들어 갓노우즈 스테이지를 박살내버리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뭔가가 부숴지고 부수는걸 그리는게 좋기 때문에 정말 좋은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장면의 레퍼런스로는 '시오리 익스페리언스' 라는 작품의 느낌을 많이 참고했는데,

발 끝에도 못 미치는 화력이었지만 채색&보정 작가님과 라이브2d 작업자님의 원기옥으로 꽤 괜찮은 임팩트가 만들어 진 것 같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또 많이 좋아해주셨던 오선지 위를 달리는 아이네님의 연대기는 그냥 치트키 느낌으로 넣어봤습니다.

저로서는 차세돌때도, 아이네 클라이네때도 비슷하게 해봤던 기조의 장면이라 반신반의 했는데, 괜히 굴소스가 오만 요리에 다 들어가는게 아니었습니다.

눕힌 컷이 많이 들어가 가독성을 좀 해치긴 했지만 그만큼 얻은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작품으로 3주년을 함께 축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쭉, 몇주년이고 함께 축하할 수 있도록 이세계 아이돌과 아이네님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