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시작에 앞서

푸름과 여름이 끝나자마자 바로 이번 스타게이저 작업을 시작하며 후기를 하나 건너뛰게 되었습니다.

사실 푸름과 여름도 후기글을 임시등록으로 저장해놨었는데, 기간이 지나다보니 자동으로 삭제가 되었네요.

푸름과 여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작업 중 하나로 뽑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업양 자체만으로 정말 고된 작업이었고 몸도 마음도 많이 축났던 작업이었습니다.

살다보면 여러분들도 충분히 공감하실 내용이지만, 무슨 말을해도 무시하고 여러 이유를 붙여 낮춰보려는 사람들이 많을겁니다. 왁굳님의 당나귀 썰처럼 사람은 어떠한 각도에서도 욕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통해 자신의 지위와 위치를 찾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 역시 아직도 무시를 많이 당하고 현재도 가까운 사람이 그러시는거 알고 있음에도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고 해명하지 않습니다. 그런분들께는 오히려 감사 인사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내 자신이 떳떳하면 전혀 흔들릴 필요 없고, 작업물로 증명하면됩니다. 세상에는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길이 없지 않고, 계속 걸어갈 수 있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당나귀와 노부부 처럼 보는 관점에 따라 변질되고 욕을 할 수는 있겠으나, 적어도 우리가 집중했던 그 순간의 노력과 마음은 한치의 거짓말을 하지 않은 것을 알기에 당당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얘기한 'Übermensch(위버멘쉬)' 는 자신의 가치와 기준을 세우고 외부의 가치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의 힘으로 삶을 창조해가는 존재이자 극복해가는 사람을 뜻합니다. 한국어로 직역하면 '초인'이지만 'Superman'이 아니라 'Overman'으로 번역되는 단어입니다.

이번 Stargazers도 굉장히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진행 과정 중 많은 억까가 있었고, 기간도 짧았으며, 몸도 많이 축나는 작업이었지만, 모두가 저마다 잠을 줄여가며 힘든 와중에도 극복해나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많은 초인분들과 함께해서 완성할 수 있었고,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모든 감사에 앞서, 가족앞에 누구보다 초인으로서 고생하고 극복해나가고 계시는 왁굳님, 끝까지 의심 치 않고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시간내어주신 이세계 아이돌분들에게 감사하고, 왁굳님과 이세계 아이돌을 응원하고 지지해주시는 이파리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노래의 작곡 의도나 왁굳님이 뜻하신 바와는 같을 수 없으나

뮤비에서만큼의 연출은 제 역할 속에서 담을 수 있는 최대한의 감사함을 담았습니다.


1. 연출

1-1 프로듀서 왁굳님이 지정해주신 방향성

이번 내수팀을 만들 당시, 왁굳님이 방송에서 말씀주셨듯이 자동사냥을 담당할 감독이기 때문에 최대한 왁굳님의 기획 의도와 달라지지 않으면서 살을 덧대기 위해 왁굳님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었고 피드백 또한 많이 해주셨습니다. 역시 리와인드때부터도 느꼈지만 왁굳님 덕분에 많이 배우기도 하고, 항상 디렉부분에서도 너무 잘 해주시다보니 피드백 내내 즐거웠습니다.

다른분들도 많이 말씀 주신것처럼

공주드레스와 앉아 계시는 장소는 왁굳님이 기획해주신 사항이고, 더 나아가서 첫 큰 뼈대와 콘티 역시 왁굳님이 짜주셨습니다.

몇개만 작성해보자면

가장 큰 키워드 방향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 지향 : 도회적 느낌이 가장 메인 포인트, 간지, 외수, 어른스러움, 멋짐

- 지양 : 샤방샤방, 귀여움, 활동적, 댄스, 버튜버스러운

아래는 짜주신 콘티의 방향성을 파트별로 나눈 항목입니다.

- 파트1 : 일러스트처럼 거의 멈춰있는 듯한 고정 화면

- 파트2 : 편집적 새로움을 주는 구간

- 파트3 : 정적인 컷에서 동적인 장면으로 전환되는 파트

- 파트4 : 얼굴 표정의 세밀함과 이세돌분들 얼굴 한명한명 클로즈업으로 뷰티샷, 머리가 휘날리거나 표정의 리얼함이 묻어나기

- 파트5 : 브릿지 하이라이트, 주택가에 서있고 날씨는 짙은 노을로

- 파트6 : 배경에 이세돌분들은 존재하지 않고 공간만을 공허하게 비춤

처음 방향성과 노래를 듣고 나서 꽤나 막막했던 기억이 납니다.

노래가 좋은건 당연한거지만, 제작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참 난해한 곡입니다. 시티팝 느낌인데 템포감이나 텐션 재질이 시티팝 보단 팝 재질이라 시티팝보다 떠 있고, 심지어 랩도 들어가서 한 번 분위기를 띄어주는데, 작 중 분위기는 시티팝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침착해야하고, 정적이어야 하는겁니다.

심지어 의상은 확고히 '공주드레스' 로 지정해주셨는데, 지양해야할 항목에 샤방샤방과 귀여움은 안된다는 항목이 양립했습니다.

곡의 텐션은 높은데 침착해야하고, 샤방샤방하지 않은데 공주드레스여야 한다니, 마치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계속 고민하다 아 왁굳님이 여기서 오는 그 '갭'이라고 하는 포인트에 연출 의도가 있겠다 생각이 들어 아예 이 양립하는 두 가지의 항목의 갭을 극대화 하는 방향성을 잡아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물론, 제 주관적 해석입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아래 방향성으로 살 붙이기를 시작했습니다.


1-2 디렉팅 방향성

- 무드 자체를 고급화 하기

: 메이크업 브랜드 CF 마냥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분위기와 감성 스타일 VIBE를 뽑아야함

자칫 삐긋하면 마법소녀가 되어버릴 수 있으니 방향성은 여신에 좀 더 가까운 형태이되 여신이면 안 됨

- 드레스와 헤어의 퀄리티

: 동작이 정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커버해 줄 동적인 레이어들이 필요 함

eg) 동작 자체가 어깨에 기대고 가만히 앉아있으면, 머리카락이 어깨를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다가 뚝 떨어진다던가, 가라앉는 느낌이 확고히 나야 함

드레스는 공주드레스인만큼 이쁘게 퍼져야하고, 무조건적으로 시뮬레이션이 들어가 정공법으로 드레스 자체의 움직임도 머리카락처럼 동작을 타고 민감하게 흘러야함

- 도시의 라이트들이 킥

: 도시의 시티라이트들은 별이 되어야 함 / 이세돌분들 주변에 지는 시티라이트들의 소스가 굉장히 많아야하고 보케화하여 별들처럼 보이게 이세돌분들을 감싸야 함

무대 조명 같은 억지 조명은 지양하고, 실제로 있는 환경 속의 조명들을 최대한 배경에 넣어야 하는데 이게 작품의 큰 비주얼을 좌지우지 할 것

위의 핵심 사항을 기준으로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디렉을 드렸는데 이미 너무 출중한 분들이셔서 찰떡같이 더 이쁘게 만들어주신 덕택에 목표한 방향은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예민하고 좁은 영역의 VIBE라 디렉에 있어 계속 수정 요청을 드릴 수 밖에 없었는데, 끝까지 타협하지 않고 매번 트라이를 해주신 작업자분들이 계시기에 빛날 수 있었습니다.


1-3 스타게이저

스타게이저는 별을 바라보는 사람이자 몽상가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품 중 지치고 삭막한 도시 속에서 스타게이저는 둘 입니다.

첫번째는 내면의 별(스타)을 가지고 도시 한가운데에서 빛나며 고뇌하고 꿈을 쫓는 이세돌분들이시고

두번째는 꺼지지 않는 사회 속에서 저마다 불빛을 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유리병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지만 뒷편의 건물들의 창가 라이트가 병과 겹쳐 안 속에 있는것 처럼 보이는 모습

카메라를 들어올리자 병속에서 빠져나가는것 처럼 보입니다

보케들은 사실 뒷편의 건물들에 있는 밤중에도 꺼지지 않은 창문 라이트이자 누군가가 묵묵히 살아가고 일을 하는 흔적

누군가 열심히 일하는 창가의 삭막한 불빛 하나하나도 보는 관점(유리병)에 따라 하나의 별로 보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저 건물에서 일하고 있을때는 차가운 LED 불빛이지만, 비행기를 타거나 원경에서 내려다보면, 땅에 깔린 별빛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작 중 나오는 모든 배경의 라이트들은 포커스를 낮추고 최대한 하나하나가 별이 될 수 있도록 담았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가두어놓은 빛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고, 모든 빛은 산란하며 퍼져나가 서로가 서로를 비춥니다.

마치 이세돌분들과 팬들이 서로와 서로를 비추고 바라보는 것 처럼, 우리 모두가 살아가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헛되지 않고 어디선가 빛나며 서로를 감싸주는것처럼.

이세돌분들도, 각 배경의 라이트들도, 각기 바라보면 너무나 외로워보이고 동떨어져보이지만 보는 관점을 바꾸고 다시 뮤비를 바라본다면 사뭇 다르게 느껴지실겁니다.

별을 바라보고 쫓는 사람들은 빛이납니다. 역시 우리 아이돌이 제일 빛나지만 이세돌을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팬분들 역시 빛나고 있으며 스타게이저들(Stargazers)입니다.


2. 작업 사항

2-1 피드백 및 프로젝트매니징

: 매주 정기회의를 가지며 의상의 컨셉아트를 제외한 프로젝트 모든 과정에서 지속적인 추적과 피드백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때까지만해도 적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는데...

모든 파트에서 피드백을 멀티로 진행하면서 동시에 일정 추적하고 작업분배하고 중후반부터는 엔진 적용, 애니메이션, 카메라, 시퀀스, 렌더, 컴포지팅 추적까지 추가하여 동시에 진행하게되었습니다.

일말의 과장도 없는 짤

놓치면 안되니 너무 쏟아질때마다 뱅큐님에게 부탁드려, 프로젝트 초반에는 뱅큐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나눠주시고, 후반에는 스꿀님이 자신의 파트가 아님에도 손을 빌려주셔서 전반적인 작업의 팔로우를 맡아주셨습니다.

두 분 덕분에 정말 숨통이 트여서, 이전에도 감사 인사를 드렸지만 다시 한 번 더 없이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다들 현생을 살며 진행하시는분들이 많다보니, 각자 현생 시즌이 바빠지면 연락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다보니, 비어있으면 누군가는 임시로 다시 맡아 진행을 해야하기에 다양한 파트에 고루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어서 땜빵시기가 생깁니다.

후기에서 잘 못 적힌 글이 아래 하이라이트 장면인데,

하이라이트 장면은 기획 초 부터 있었던 장면이며, 톤앤무드 역시 존재한 상태였습니다.

안에 들어가는 비주얼과 효과등은 원래 제가 회의를 진행하며 모두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방향을 좋아하다보니 명확하게 특정하여 제작하는 방향이 아닌 다양한 트라이 방향으로 이야기 드리고 다 같이 여러 시도를 해보는 과정을 겪었었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오해가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다양한 시도로 아티스트 한 분 한 분의 예술성이 섞이고 그로인해 새롭게 탄생하는 무언가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인지라 오히려 명확히 설명해 하나로 귀결되는걸 지양하는 편입니다.

아마 VFX팀 분들은 제가 매번 얘기 드렸었던것 기억나시겠지만, 해당 트라이들은 색다른 무언가를 만들기 위한 시도였고, 애매하면 잡탕, 성공하면 새로운 시도의 무언가가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우리에겐 시간이 많이 없었고, 시간은 흐르기 때문에 더 이상 시도를 못 해볼 단계에 왔을때

안정적인 방향으로 지정하여 픽스하고 요청 드렸었어요.

이후 아예 레퍼런스를 모으고 위 비주얼컷의 방향성을 다시 확고히 설정한 후에, 각 파트분들에게 이를 설명드리고 그때 당시 명확하지 않았던 역할 분배 역시 다 잡아 자세히 디렉을 드렸습니다. 역할도 모호한 상태로 더 애매하게 길어지면 힘들 시기였고, 단순한 리스펙 부분으로 대기하고 있기에는 불안한 상태였기 때문에 제가 임시로 슈퍼바이저 역할을 진행하였습니다.

하여, 해당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역할이 붕 떠 있던 우연님에게 뒤에 백그라운드 배경의 제작을 요청 드렸고, 우연님과 피드백을 진행 후 멋지게 공간을 완성해주셨습니다. 가려져 있는 배경이지만 단순히 배경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쁜 작업물이라 자세한 내용은 우연님 후기에서 확인해주세요!

피드백을 여러번 거치며 정말 고생 많으셨던 우연님

동시에 란큘님과 파티클 부분을 이야기하고 2D 파티클 소스를 그려주실 얀뫄님과 주변을 꾸며줄 효과류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이 파티클의 흐름 관련해서도 세돌분 한 분 한 분 절대 대충하지 않고,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작업해주셨습니다

수 많은 피드백 이후 작업자분이 바로 합성해주신 이미지

얀뫄님도 정말 많이 트라이 해보셨고 수 많은 피드백이 오갔었습니다. 정말... 더 없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자세한 효과 부분 내용은 추후에 올라 올 얀뫄님의 후기글에서 확인해주세요!

후기에서 말씀하신 선녀옷 방향은... 확고히 아닙니다. 그 말씀을 제게 하신거는 기억나는데 제가 최대한 기분 나쁘지 않으시게 다른 방향의 접근을 얘기 드렸었던게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넘어가도 되는 부분이나 아예 뜻이 달라지는 부분이라 말씀을 안드릴수가 없었습니다...

연출 초기부터 확고히 가져갔던 부분은, 절대 이세돌분들이 여신처럼 느껴지되, 여신이면 안되는, 무언가의 초월적인 존재나 이솝우화, 마법같은 포인트는 지양하는것이었습니다.

도시에서 드레스를 입은 모습에서 나오는 갭과 팝이면서 시티팝인 느낌

하늘의 별빛이 아닌 땅의 별빛에서 나오는 갭

가깝지만 먼 느낌

일반적 존재와 초월적 존재 사이의

그 걸쳐있는 존재가 아이돌이자 스타(star)이기 때문에 제가 연출을 맡게 된 작품에서는 단 한 번도 이세돌분들을 초월적 존재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이세계 아이돌분들도 눈이 부실 정도로 밝게 빛나시지만 그 빛 뒷편에는 한 명의 사람이 있으니까요.

위 작업과 동시에, 계속 멀티로 진행되던 애니메이션파트와 시뮬레이션파트 분들의 노고와 아바타 팀분들의 노력으로 리소스가 모이고, 뱅큐님이 그에 맞춰 마테리얼을 설정해주신 후 임시로 잡아주신 카메라를 참고하여 세돌분들의 페이셜을 옮긴 후 페이셜 보정과 애니메이션 최종 보정을 거쳐 아래와 같이 완성 할 수 있었습니다.

엔진에서 잡았던 처음 모습 / 렌더 세팅을 테스트하기 위한 PNG

조금 더 합성이 용이하게 블룸등의 PP효과를 제외하고 핑퐁님께 렌더 요청을 드렸는데, 여기서 렌더에 또 혐그가 발생해 핑퐁님과 스꿀님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트라이를 해주시며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결국 위 컷을 성공적으로 뽑아 란큘님에게 넘겨주실 수 있었습니다. 두 분 다 고생 너무 많으셨습니다!

이후 핑퐁님이 합성하기 편하게 나눠주시고 란큘님이 모두 수거하여 마무리 작업하시면서 최종 비주얼을 올려주시며 해당 씬이 완성되었습니다!

하이라이트 시작하기 전의 유성우 장면도, 얀뫄님과 차푸차푸님, 란큘님이 많은 고생을 해주셨는데 자세한 후기는 추후에 올라 올 세 분의 후기에서 확인해주세요!


2-2 모션캡쳐 디렉팅

: 각자 가지고 계신 슈트를 활용해 모션캡쳐를 온라인 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이세돌분들 모두 바쁜 일정 중 짬을 내주셔서 각자 모션과 페이셜 촬영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워낙 세돌분들이 디렉보다 더 멋지게 해주셔서 촬영 자체는 2시간안에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작품 자체가 힘이 빠져있어야 하고, 쿨하고, 나르시즘적인 모션이 많이 필요하였기에 여러가지 주관적인 느낌부분으로 설명을 드릴 수 밖에 없었는데 모호한 디렉을 너무 멋지게 소화해주신 점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기억에 남는건 역시 메인 비주얼컷인데, 모두 동작을 특정하지 않고 '팜프파탈' 적 느낌과 '나르시즘'적 모멘트를 위주로 설명을 드렸는데 모두 해석하신 부분이 달라 재밌었습니다.

기억하는대로 디렉 및 액팅 하실때의 모멘트가 생각나는걸 적자면

아이네님은 역시 거울에서 종종 연기를 하신 짬이 느껴질정도로 이런 액팅을 워낙 잘하셔서 바로 디즈니 한편 찍으셨고

징버거님은 최애 중 하나인 길가메쉬에 빙의해보는건 어떤지 말씀드리니 바로 나르시즘적 느낌을 살려주셨습니다.

릴파님은 조금 더 나르시즘적인 모멘트로 얼굴을 흝어달라 말씀드렸는데 한큐에 바로 오케이 되었습니다.

주르르님은 입술을 흝는 느낌의 동작으로 부탁드렸고, 디테일한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 고개의 각도와 손의 방향을 반대로 쓸어내려 조금 더 매력을 브랜딩하는 방향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고세구님은 팜므파탈 얘기를 드리니 바로 '새장 속에 갇힌 새'를 말씀하시며 느낌을 잡아주셨는데, 단번에 액팅의 몰입도가 올라가고 비슷한 느낌을 바로 잡으셔서 해당 느낌을 살려 길게 찍었습니다.

물론, 새장새는... 너무 치명적이라.... 다른 세돌분들과 보게 될 시청자분들까지 존재감으로 다 잡아먹을 수 있어 제외하였습니다. 딱 뮤비에 올릴 부분을 잡고 애니메이팅해야해서 잘린 모션은... 제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전후로 취해주신 여러 모션 중 하나를 수정하여 적용하였는데, 저도 어떻게든 새장새 모션을 남겨둘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제작이 너무 일정에 쫒기다보니 챙기지 못 한 비하인드컷이라 아쉽네요.

비챤님은 보시는 그대로 얼굴을 괸 채로 흘겨보는 느낌을 말씀드렸는데 바로 느낌을 살려주셨습니다!

그 밖에 빙그르르턴도 기억에 남는데, 정말 촬영 중 여러번 도셔서, 어지러워 하셨던 기억이 남아, 해당 씬 작업할때 고생 하신 점 놓치지 않고, 꼭 이쁘게 담겨지기 위해 노력했었습니다.

모션캡쳐부터 페이셜 액팅까지 고생 너무 많으셨습니다.


2-3 엔진 문제 해결 및 적용

이번 프로젝트는 최신 버전인 언리얼 5.5 버전을 사용하였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제가 써봤던 모든 버전에서 가장 오류가 많이 발생하고 억까가 심했던 버전이었습니다.

5.5 버전에서 파일의 임포트 방법과 애니메이션 처리 과정이 리뉴얼되면서 모두 바뀌었는데 하필 모두 안 좋은 쪽으로 변하며 아바타 임포트에서 문제, 모캡 애니메이션에서 문제, 페이셜 애니메이션에서 문제 2중, 3중으로 작업 중 계속 발생 시켰습니다.

심지어 구버전으로 돌리는 기능이 있는데, 해당 기능이 핵심적인 쉐이더 함수랑 엮여있어서 돌릴수도 없는 상황이라

구버전으로 임포트하고 이주하는등 우회하기 위해 온갖 시도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이게 모든 파일들에 터지고 양파같이 계속 나와서

아바타 / 모캡 애니메이션 / 페이셜 애니메이션 / 시뮬레이션 모든 팀이 저와 같이 계속 수정하고 잔업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정말 고생 너무 많으셨습니다.

적자면 정말 끝도 없이 많은데

해당 억까 문제로 2월부터 마감까지 끊임없이 괴롭힘 당했다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하겠습니다.


2-4 라이팅 작업

국내에는 별로 없지만, 해외에는 라이팅 아티스트 직업이 존재합니다.

영화로 치자면 조명감독의 역할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사물을 보는것은 빛의 반사를 보는것이고, 카메라도 빛을 담는것이며, 모니터도 빛을 출력하여 우리 눈에 투사하는거기 때문에 영상은 빛의 예술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근간을 이루는 빛은 룩과도 밀접한 연관을 끼치기 때문에, 빛을 얼마나 잘 쓰느냐에 따라 화면의 재질이 달라집니다.

하여, 라이팅 작업은 배경에서도 잡고, 캐릭터에서도 잡으며, 동시에 이 둘을 자연스럽게 믹스해주는것에도 영향을 끼치기에 지속적으로 터칭을 해주어야합니다.

작업했던 버스정류장 1차 라이팅 정리 사항

아래는 각 배경 작업자 분들이 작업해주신 배경에 라이팅 작업을 얹은 작업물입니다.

Before

After

이후 스꿀님이 건물과 차량을 추가해주시고, 마지막으로 제가 촬영과정에서 최종적으로 PP를 수정해주면 이런 느낌이 됩니다

Before

After

아래는 이전 버전을 찍지 못 하여서 작업 이후 찍은 샷들입니다.

이후 배경에 맞게 스꿀님이 다시 라이팅을 가다듬어주시고

마지막으로 뱅큐님이 터치해주시면서 아래와 같은 최종 룩이 됩니다

철도길 1차 라이팅

이후 왁굳님 피드백에 따라 뱅큐님에게 마지막 터치를 부탁드렸고 아래가 최종 결과물입니다.

항구는 1차 라이팅에서 변한것이 없습니다

1차 라이팅

이후 루나르님이 +@ 마무리 터치해주시고 스꿀님이 건물과 차 움직임을 추가해주신 후, 촬영 중 마지막 PP 설정을 해주면

이런 느낌이 됩니다


2-5 헤어 피직스 작업

헤어 세팅

언리얼에서 헤어 피직스를 사용하려면 위와 같은 플러그인을 활용해야합니다.

버거님의 펄럭이는 헤어 씬을 제외한 모든 컷의 헤어는 위 설정으로 잡아서 세팅하였습니다.

버거님 헤어씬은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한거니 작업해주신 우유엔홍차님과 9424님의 후기글을 확인해주세요!

연출 포인트에서도 머리카락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제작 단계에서부터 아바타 팀에 본을 세밀하게 넣어달라고 요청드렸기에 본을 심으며 고생을 많이 하셨던 펜렐님과 쥐돌이님 다시 한 번 고생 많으셨습니다!

해당 본의 느낌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피직스 세팅에 있어 각 파트별로 나누어 분류하고, 같은 옆머리라도 잔털류와 숱이 많은 곳, 양감이 있는 부분 등에 따라 세팅값을 다르게 주었습니다.

앞머리도 다 같이 흔들리는것보다 각 머리카락마다 흔들리는 정도의 다이나믹을 주어 조금 더 헤어의 레이어감이 느껴지게 설정하였고, 시각 뿐이지만 조금 더 도시의 차가운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바람을 넣었습니다.

동작 자체가 조용하기 때문에, 머리카락 혹은 드레스의 천 등이 흔들려주어야 밀도감이 포장이 되다보니 물리 설정에도 공을 많이 들이게 되었습니다.

실제 헤어와는 다르게 연출

헤어 세팅 값은 하나를 고정해서 쓰는 것이 아닌, 각 애니메이션 모션마다 다른 세팅 값을 주어 모션 하나하나에 의미를 강조하였습니다.

예를들어 위 르르님 회전 모션의 헤어는 실제와 같은 헤어 세팅보다 조금 더 감기고 무중력처럼 떠있듯이, 설정해주어 드레스의 회전과 같이 엮일때 조금 더 느낌을 낼 수 있게 하였습니다.

헤어 길이에 따라 모근에 가까울수록 빠르게, 멀어질수록 조금 더 느리게 강성을 먹인다거나 등의 설정값들도 긴 머리, 짧은 머리, 포니테일, 바보털, 등 상황에 맞게 조절해주었습니다.

그 밖에도 컷에 따라 바람 물리를 넣어 조금 더 비주얼적으로 찬 공기가 와 닿을 수 있게 연출하기 위해 한 애니메이션마다 많은 트라이를 진행하였습니다.


2-6 카메라 작업

저는 카메라를 잡을 때, 근본이 없이 잡습니다. 워낙 느낌적으로 잡다보니 평소에도 스보를 따로 만들지 않고 잡고는 합니다. 하여, 락다운과 푸름과여름을 제외한 모든 작품을 스보 없이 진행했었습니다. 물론 머리로는 시작부터 끝까지 연출하고자 하는 부분을 명확히 잡아놓지만, 카메라를 두 손에 잡는 그 순간에는, 그 순간의 감정과 느낌, 호흡을 생각하여 잡는 케이스입니다.

좋게 말하면 유연한거고, 나쁘게 말하면 모호한겁니다.

같이 작업하는 스태프 입장에선 굉장히 싫어 할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스토리보드가 있다는 것은 명확한 결이 있다는 것이고, 저마다 주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개개인들이 해당 결을 보고 일관되게 통일 될 수 있는 방향이 됨과 동시에 각 파트에서 연출하고자 하는 부분에만 힘을 집중할 수 있게하여, 효율적인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스토리보드니까요.

이 선택과 집중은 효율적인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예를 들어 vrchat맵에서도 원경까지 디테일하게 만들 필요 없이, 플레이하는 공간에만 밀도를 쌓고, 상호작용하지 않거나 먼 곳은 원경으로 처리하여 중요 부분만 디테일과 밀도를 올려 한정 된 시간안에 퀄리티를 더 올릴 수 있습니다.

영화 세트장으로 치자면, 찍히는 방향의 스튜디오만 만들면되지, 카메라 뒷편의 공간까지 만들 필요는 없는거니까요.

근데 저와 같은 케이스는 갑자기 촬영장에서 카메라를 뒤로 돌려버리는겁니다.

그러면 만들어지지 않은 곳이 나오니까 제작자분들 입장에서 화가 날 수 밖에 없는거죠.

그리고 이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방을 비효율적으로 다 만들어야 되는겁니다.

예를들어, 효율적으로 터지는 장면을 만드는거면 폭발을 CG로 넣고 합성하는것이 분명 더 효율적이고 좋은 선택입니다.

그런데 저는 세트장을 만들고 직접 폭발 시키는 수고를 들이는 느낌입니다. 명백히 비효율적이고 전자가 더 퀄리티가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의 느낌에 더 충실하고 비효율적인 인간이라 계산적이고 효율적인 작업을 병적으로 못합니다.

아마 이 후기글의 내용을 보게 될 관련 종사자분들도 그렇게 느끼실텐데 모든 작업에 효율이 배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효율을 중시하시는분들에게는 제가 지뢰같이 맞지 않음을 압니다.

잘 알고 있음에도, 왜 그걸 고집하냐면, 그게 제 차이점이기 때문입니다.

병적으로 집착하는 사소한 디테일도, 느낌으로 잡는 비효율적인 방식도

저는 카메라를 잡을 때, 그게 비록 정지 된 데이터고, 녹화 된 데이터라도, 카메라의 슛이 들어가면 피사체가 살아나는것에서 비롯됩니다.

굉장히 오글거리는 표현입니다만, 느낌적으로 설명하면 동일합니다. 같이 호흡하고 상상하던 그림이 펼쳐집니다. 때로는 상상보다 더 이쁘게 나오고 때로는 맞지 않지만, 계속, 계속, 계속, 피사체를 바라보고 여러 방면에서 보려고 노력하면, 또 새로운 그림이 나옵니다.

순간을 담는 예술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성이고 그 순간을 담을 수 있다면 몇 번이고 비효율적인 행동을 합니다.

그렇기에 한 씬을 잡을때도 도자기 마냥 다시 깨고 다시 찍고, 다시 깨고, 다시 찍습니다. 느낌이 안나면 다 뒤집고 다시 처음부터 합니다.

만약 제가 다른분들에게만 각박하고 나에게는 관대하였으면, 단순한 꼰대겠지만

누가 와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실은, 절대 제가 먼저 그 이상을 하지 않으면서 타인에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내가 먼저 보여주어야 관계가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실례가 되지 않게 저를 더 많이 괴롭힙니다.

극단적인 예로, 푸름과 여름때도 300개가 넘어가는 애니메이션의 모든 타임에 디테일을 살려서 보정하고 수정했지만 실질적으로 뮤비에 담은건 2%도 안됩니다.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지만, 표현을 하지 않으면 모르는 분들도 많고, 사람의 감정적인 부분은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가 없기 때문에, 그럼에도 상처 받는 분들도 많고 저를 싫어하게 되시는 분들도 많아 요즘은 표현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습니다.

이게 옳고, 효율적인 작업이 더 안 좋다, 이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단지, 스타일이 다르다는것을 길게 설명한것에 불과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스타일에, 저 역시 단점이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에게도 이러한 스타일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기에, 푸름과 여름때부터 스토리보드와 같이 작업하게 된거고 실제로 이번에도 스보를 맡아주신 룸준님에게도 많은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스보를 그대로 찍으면 느낌을 못 살린다는겁니다. 아까 앞서 이야기 한 몸이 맞지 않는 이슈인데, 분명 스보도 출중하고 다른분들이 그 느낌을 살려 진행해주시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겠지만, 제가 찍으면 한 컷 한 컷이 전부 존재감이 투철해 서로가 싸우면서 섞이길 거부합니다. 그렇다고 느낌을 죽이고 수동적으로 찍게되면 편집 단계에서 장면이 죽어있다고 느낍니다.

누구는 구도의 문제라고 하지만, 제가 구도학을 모르는것도 아니고 샷과 샷의 연결 기법, 규칙등을 모르는것도 아닙니다. 규칙을 충실히 지키는 편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연결을 위한 법칙에서 벗어나니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슈인것도 맞으나 이 감성적인 측면을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기에, 보통 맞다고 긍정합니다. 해당 샷을 규칙을 지켜서 다시 찍어도 제 눈에는 죽어있는걸 어떻게 설명해야하는가, 주관적인 영역을 객관적 영역으로 끌고 와 설명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기에 이 단계에서, 제 느낌적인 부분을 한 번 섞어주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커다란 틀과 네러티브는 유지한 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방식이 필요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전체를 싹 다 뒤집고 다시 믹스 과정을 거칩니다.

이러한 느낌적인 부분은 아래 파트들이 해당 되는 예입니다.

비챤님 레트로 킥

아이네님 레트로 킥

주르르님 립싱크 파트

릴파님 석양씬

조금 더 그때의 분위기와 생동감, 감정에 집중하여 순간의 감정을 담아 표현하는 것이 제 예술성입니다.

컷과 컷이 치밀하게 연결되어 나오는 카타르시스라기 보다, 장과 장이 엮여 나오는 카타르시스, 각 장에는 세밀한 컷들이 있겠지만 이 컷들은 어떻게 찍어도 좋아, 장의 정체성만 유지한다면 그 장들이 나중에 순간을 만들어줄거니까.

같은 느낌입니다.

앞서 이야기 하였듯, 스타일을 설명하는 부분이라 이게 옳은 길이 아니며, 단점이 더욱 많습니다.

컷과 컷 사이의 연결이 미흡하고 이 '순간'이 없는채로 보면 위태위태해보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런 컷은 최후반부에 완성이 되는데 말로 설명하여도 와 닿지 않으니 긴가민가하고, 지켜보는 스태프들 역시 저에대한 최소한의 믿음이 없다면 의심할수밖에 없게 되니, 저는 '기다려달라', '할 수 있다' 밖에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이 때 믿어주는것이 너무나 소중한 부분인데, 왁굳님이 끝까지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더 없이 감사했습니다.

그만큼 믿어주시고 서포트 해주신만큼 더 이쁘고 멋지게 완성도 높여야 할 부분인데, 믿어주신 신뢰의 10분의1도 안되는 완성도라 지금도 죄송할 뿐입니다.

스보를 맡아주신 룸준님 같은 경우에는 각 컷들의 구성과 컷 하나하나의 네러티브를 표현하고, 컷과 컷 사이의 연결을 액팅과 카메라로 부드럽게 연계하고 각 컷의 디테일을 올려주실 수 있는 분이라, 제가 보지 못 하는 세밀한 나무 한그루 한그루의 디테일을 살려줍니다.

그래서, 이러한 장단점이 믹스되면 양질의 작업물이 완성되게 됩니다.

이번 작품이 미완인 이유는, 이 믹스하는 과정의 기간이 짧았다는 것입니다.

1. 콘티 제시 -> 2. 스보 제작 -> 3. 스보 컷 대로 렌더 후 1차 편집 -> 4. 스보와 별개로 느낌을 보고 재촬영 -> 5. 3,4번의 컷들을 버무리며 다듬기 / 2차 편집 -> 6. 마지막 포장 색보정 -> 7. 완료

의 7단계가 완성형이라면, 이번 작품은 3번까지 되고 4,5번 혀만 담궜다가 완성되었기에 미완 작품이 맞습니다.

사실 이렇게만해도 4개월에 이정도 인원으로 진행한거면 엄청난 속도고 그만큼 팀원분들이 모두 고생을 많이 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앞서 이야기 하였 듯, 저는 아티스트들의 예술성이 서로 섞이며 만들어지는 그 새로운 무언가의 모습에 두근거리고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하나의 콘티를 가지고 스보의 네러티브와 제 느낌적인 부분이 섞이면서 변형하는 모습이 저 혼자서는 결코 만들 수 없는 결과물이자, 아름다운 형태라 생각하며, 이번에도 많은것을 배웠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2-6-1 왁굳님 카메라 작업

제가 작품의 카메라를 잡은 비중을 85%라고 표현하자면, 그 중에 40%는 왁굳님이 잡으신 카메라입니다.

왁굳님이 프로듀서이자 총책임 디렉터이고, 저는 대리인의 느낌에 가깝다보니, 제가 연출적으로 오버한다거나, 생각하시는 작품의 틀에서 벗어나게 되면 안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왁굳님과 소통하며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제 후기글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리와인드때부터 락다운때도, 항상 왁굳님이 카메라를 잡으실 때 배우는 부분이 많아, 이번에는 화공으로 직접 보여드리며 왁굳님의 아바타가 되어 촬영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스보 컷과 달라지거나, 새로 추가 된 컷, 교체 된 컷의 대다수는 모두 왁굳님이 잡아주신 카메라와 방향성으로 진행하였고, 모든 수정사항을 직접 피드백 해주셨습니다.

고개가 올라가다 끊긴 이 컷도 디렉팅

대표적으로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신 버거님이 올려다보는 이 슬로우 컷도 올리다 끊기는것은 미완이 아니라 의도적인 부분입니다. 스꿀님이 올려주신것처럼 이미 그렇게 잡아놓았었는데, 왁굳님과 같이 피드백을 진행하며 너무 CF같은 느낌이 나고 이쁜데 직접 아이컨텍까지하니까 존재감이 크기도하고, 너무 얼굴뮤비가 될 것을 방지해서 초반부는 무드를 중점적으로 가져가야 함이 옳다 말씀주셨었습니다. 카메라를 직접 바라보는 아이컨텍은 후반부에 몰아서 배치하자는 디렉에 맞춰 해당 컷은 그 전에 끊는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도 이 컷을 카메라 잡고, 고개, 팔, 헤어, 페이셜 모든 부분을 하루내내 수정하고 시뮬도 다시 부탁드려 진행하는등 품이 굉장히 많이 들었었으니 안타까운건 마찬가지지만, 저도 여전히 자르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서 감질맛 나게 끊겼기 때문에, 왁굳님 의도하신 부분과 같이 오히려 뒤에 몰아치는 샷들의 임팩트가 쌔진거라

만약 여기서 이 장면이 들어갔다면 후의 카타르시스가 줄었을겁니다.

컷 자체는 이쁘게 잡힌것이 맞아, 디렉해주시면서 왁굳님도 아쉬워하셨고, 저도 아쉬워했던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 밖에도 모든 컷들을 같이 검수해주시면서 피드백 주시고 직접 잡아주시는등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것보다 왁굳님이 더 많은 부분에서 힘을 써주셨습니다.

다만 시간이 촉박하여, 최대한 조각조각 나올때마다 피드백을 요청드리고, 되도록이면 한큐에 맞춰야했기에, 조금 더 다듬고 조정하지 못 한것이 왁굳님도 저도 아쉬움으로 많이 남아 미완의 마음이 계속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왁굳님 이세페 준비도 힘든 스케쥴인데, 꾸준히 피드백 주시고 시간 내주시고, 이세페 종료날에도 쉬지 않고 같이 밤새시면서 피드백 해주시는등 여러분들이 아시는것보다 더욱 더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천양님이 얼굴이 죽어있다 말씀주신것도 그렇고 기침을 계속 하실때마다 마음이 아팠는데, 근래에는 푹 쉬셨을지 모르겠네요.

다시 한 번 감사했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2-7 애니메이션 재수정

이번 프로젝트에서의 의애니메이션은 아래와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되었습니다.

1) 모캡 데이터 전달 -> 2) 모캡 데이터 클린업(은한) -> 3) 모션 데이터 변환 및 보정(csn) -> 4) 데이터를 시뮬팀에 전달 / 엔진에 임포트 (csn) -> 5) 엔진에 임포트 된 애니메이션에 녹화 된 페이셜 데이터 결합(소다퐁, 뱅큐) -> 6) 결합 된 페이셜 추가 보정 (소다퐁, 뱅큐) -> 7) 헤어 애니메이션 생성 및 결합 (소다퐁) -> 8) 마지막 카메라샷에서 한 번 더 애니메이션 전체 수정 (소다퐁)

의 과정입니다.

4번과 5번 사이에 스꿀님과 뱅큐님이 각 씬의 시퀀스를 만들고 애니메이션과 카메라 러프 작업을 1차로 진행해주십니다. 이후 제가 해당 시퀀스에서 애니메이션을 분해해 페이셜을 합친 후에 보정하는 2차 작업을 진행 후에, 카메라를 수정 해 픽스합니다. 카메라를 만지면서 애니메이션을 수정해야하는 이유는, 배우분들이 모션캡쳐당시 어디에 어떻게 카메라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카메라를 바라보지 않거나, 해당 각도에서 더 이쁜 각도를 포징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푸름과여름 후기 작성 당시 찍은 스크린샷 / 언리얼에 임포트한 애니메이션을 시퀀스에서 다시 전체 분해를 한 후 카메라에 맞게 포인트를 주거나 오류를 다시 수정해줍니다

우리가 2D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각도에서 이상하게 보인다거나, 이쁘지 않게 보이는 현상이 꽤 많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미세조정하기 위해서는 카메라를 직접 보면서 해당 각도에 최적화 된 이쁜 모습으로 조정해주어야 합니다.

사실 위 작업은 귀찮고 안해도 되는 작업이며 보통 많은 분들이 이 작업을 넘어가기도 합니다. 들이는 품에 비해 올라가는 디테일은 사소하기 때문이죠.

모든 키프레임을 분해하고 다시 수정하는게 쉬운 일도 아닐 뿐더러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페이셜 역시 기본 촬영 된 데이터는 방송용에 가깝기 때문에 다소 감정표현이 드라마틱하지 않습니다. 드라마틱하게 담기기 위해선 페이셜 초창기의 아이네님 당근네 사건처럼 움직이는 수치가 다이나믹해야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도 디테일하게 잡아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렇게 과도하게 잡아두면, 얼굴 표정을 크게 쓰시는 분들은 기괴하게 나온다거나, 유난히 놀라거나 할때의 얼굴 근육 다이나믹 정도가 더 커질테니 엽짤이 많이 나오게 될겁니다.

심지어 같은 페이셜이라도, 캡쳐하는 사람의 이목구비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것도 원인입니다. 페이셜 제작자분들이 보통 자신의 얼굴로 테스트하니까, 자신의 얼굴에 맞춰 베스트를 뽑아내도, 받는 분의 얼굴에서 사용해보면 또 그 느낌이 아니게 되는 등, 사람의 감정표현을 52개만의 데이터로 표현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며 명확한 기준 또한 없는 것이 현 상황입니다.

이게 계속 페이셜을 수정하고 수정하고 수정하는 이유이며 페이셜 제작마다 기복이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국 방송에서 쓰시게 되는 최근의 페이셜들은 모든 방향에서 문제가 없을정도의 평균적인 값으로 점점 수렴하게 되어있기에 미세한 감정표현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표현과 감정은 모두 추가적인 보정으로 살려주어야 합니다.

아래는 전후 비교를 위한 영상이며, 언리얼에서의 모습을 캡쳐로 찍은거라 화질 및 프레임이 끊겨보입니다.

각자 차이가 얼만큼 보이는지 찾아보시는것도 삼삼한 재미가 되실 것 같습니다

고개 각도, 시선 처리, 감정, 손짓 하나, 머리카락의 흐름 하나, 귀걸이의 움직임, 이목구비의 흐름, 동작의 강세등

사소한 디테일들이 쌓여 커다란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한 컷, 한 컷에 최선을 다 해 빚어내는것이 모이면 그 간극은 커다랗게 느껴지게 됩니다.

특히 이런 시선 처리와 액팅의 디테일 부분은 아이돌 덕질하시는 분들이나, 액팅 관련 종사자분들이라면 중요성을 저보다 훨씬 잘 아실겁니다. 포인트 하나로 느낌이 많이 바뀌게 되고 그 사소한 포인트 하나가 다른 액팅과 큰 차이를 내게 됩니다.

가장 많이 가다듬었던 하이라이트 장면

물론, 완벽히 가다듬은것도 아니고 기간 상 어느정도 타협 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은 못내 아쉽습니다.

모든 컷을 올리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서 일부만 올렸습니다만 카메라 컷 단 하나라도 빠지지 않고 모두 위와 같은 수정 작업이 들어갔습니다. 하나 쯤 대충하고 싶어도 단체곡이라 한 컷에 신경을 덜 쓰게 되면 안그래도 나뉘어진 분량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더 줄어들게 되는 것이니까요.

이러한 뮤비의 비중 부분도 아이돌 문화에 참 말이 많은 부분이기도 하고, 안타까운 부분이면서 제작하는 입장에서 욕을 많이 먹는 파트이기도 합니다.

비중 파트는 아래 항목에서 이어가겠습니다.


2-8 연출컷 포인트주기

매주 회의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진행하였던 작업자분들이 가장 잘 아실 부분이겠지만, 파트와 비중 부분은 가장 민감한 부분이면서 가장 신경을 썼던 파트입니다.

초기 기획부터 스보, 실제작까지 작업하는 과정내에 계속 말씀드렸던 부분도, 절대 누군가가 메인이되거나 주인공이되면 안된다는것을 강조했었습니다.

제가 옛날 드림어게인 후기를 작성할때 콘서트 전체에서 '단독'이라는 워딩을 의식적으로 제외하였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여섯 분이 모두 주인공이어야하고, 개인이 아닌 '이세계 아이돌'로서 모두가 균형을 맞추어야 그룹이라는 마음가짐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같습니다.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존재감에는 단순히 많이 등장하는 컷의 갯수 자체도 있지만, 한 컷의 무게감과 임팩트 역시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그렇기에 컷이 상대적으로 적다면 연출컷으로 무게감있는 펀치를 날릴 수 있는 방향으로 밸런스를 맞추었습니다.

- 비챤님 레트로킥 효과와 색보정

회전하며 시티팝의 감성과 레트로한 향기, 주제 모두 담은 비주얼 킥

동일한 효과로는 아래 아이네님 장면과 거울 장면에도 보정을 통해 들어갔습니다

- 아이네님 레트로킥 효과와 색보정

아이네 님은 임팩트 연출을 두지 않아도 컷이 많고 유리병, 거울등 네러티브의 요소가 많아 따로 연출컷을 두지 않았습니다 / 분위기만으로 이미 연출이 충분

- 징버거님 머리 시뮬레이션 (우유엔홍차, 9424님)

유일하게 헤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여 찍은 가장 임팩트 있는 뷰티샷

- 고세구님 오프닝 (핑퐁, 란큘님) / 립싱크

- 주르르님 드레스턴 (우유엔 홍차님) / 립싱크

- 릴파님 홍채 효과 (우연 님) / 석양 씬

모두가 느끼셨을 존재감있는 컷들을 당연하게 뽑아왔는데, 그만큼 각 세돌분들의 임팩트 씬들이 성공적으로 다가갔다는 뜻인것 같습니다. 특히 버거님 헤어 시뮬레이션 같은 경우에는 안그래도 의상 시뮬로 작업양이 많았던 두 분에게 다른걸 포기해서라도 꼭 들어갔으면하여 마지막까지 부탁드리고 피드백 드리면서 수 없이 트라이하셨던 작업물입니다.

다른 컷들은 제가 챙길 수 있는 선에서는 맹세코 모든분들을 최대한 챙길 수 있게 노력했었습니다.

끝내 아쉬운건, 마지막 편집으로 가다듬는 작업과, 색보정 작업을 하지 못 하였다는 것이네요.

이렇게 미완으로 끝나게 되었음에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저는 예의 상 하는 말이 아니라 아직도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작품이고, 왁굳님에게 완성 후에도 사죄를 드릴만큼 아쉬움이 많은 작품입니다.

그래도 4개월간 쉬지 않고 달려왔던, 작업했던 팀원분들과 제 노력의 과정은 진솔하고 빛났으니 제 마음속의 빛으로 간직하고 바라보겠습니다.


3. 마치며

원래 후기를 한 번 작성하면 길게 작성하는 편이긴 하지만, 이번이 특출나게 더 많이 작성한 편입니다.

너무 많이 적었나 싶기는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많은 작업을 진행하였다는 것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들어 작업한 사항에 대해 디테일하게 적지 않고 후기도 남기지 않으니 제가 어디서 어디까지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

모르시는분들도 많고, 제가 팀원분들에게 티를 내는 편도 아니라 오해를 사고는 했습니다.

이번 후기를 통해 모두 이해하는것은 당연히 힘들고 이것 역시도 많은 양을 덜어내었습니다만, 작업양의 정량적 측정에 있어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을까 싶어 길게 작성하게 되었네요.

실제로 왁타버스 작업을하며 프로세스를 가르쳐드리고 다른 작품의 감독에 서보신분들과, 이와같은 작업을 하고 계시는 감독분들 혹은 종사자분들은 말씀을 안드려도 어느정도의 작업양을 처리하고 있는지에 대해 아실 부분이라 그간에는 조용히 작업만 하였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보려하지 않고 억하심정을 가지신 분들도 있다는것을 알게되어 앞으로는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설명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최근의 작업만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치진 않았고, 저는 항상 이렇게 작업해왔습니다.

물론, 점점 더 퀄리티가 올라가며 작업양 자체가 많아진것도 사실입니다만, 첫 작품부터 지금까지 누구보다 더 많은 양의 작업을 처리하려하였고 다른분에게 각박한것보다 제게 더 각박했습니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적어도 제 안에서의 책임이라는 단어의 무게에는 노력의 무게 역시 존재합니다. 노력이 없는 책임은 있을 수 없고, 책임 없는 권한은 있을 수 없습니다. 타인의 노력을 존중하지 않으면 자신의 노력 역시 존중받지 못 합니다.

팀원분들에 대한 감사와 고생하신 그들의 노력을 이 게시글 속에 담기에는 이 곳은 너무 좁은 공간입니다.

한참을 감사 인사만 해도 모자르지만 조금이라도 더 와닿을 수 있게, 무게감 있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4개월간 정말 쉬지 않고 달렸고, 푸름과 여름을 포함하면 정말 기나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마라톤이었습니다.

이제 왁타버스에서 맡은 프로젝트는 모두 종료되었기에, 다음에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올진 모르겠으나, 당분간은 이별의 인사를 하고자 합니다.

이번 기회를 주신 왁굳님, 끝까지 믿어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믿고 맡기어 주신 이세계 아이돌분들, 좀 더 이쁜 작업물 만들어드리지 못 하여 죄송하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도 열심히 노래를 듣고 이세계 아이돌을 응원해주시는 이파리분들, 항상 부족한 작업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작업 중 무지개 다리를 건넌 내 반려 냥이에게도 일만해서 미안했고, 그래도 많은 분들이 바라볼 수 있는 별을 끝까지 완성해서 올렸으니 그곳에서는 많은 별들과 외롭지 않게 빛났으면 좋겠다.

나도 계속 잊지않고 바라볼게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