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전인가, 회사에서 야근하다가 건물 건너편 편의점을 갔습니다.

물건 계산하는 도중에 취객이 들어와서 새치기를 하더니, 반말하고 쌍욕하며 알바생이랑 싸우다가 알바생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러자 칼을 꺼내더니 3분안에 신고 취소하라고, 안그럼 죽여버린다 이러더라구요.

계산하고 나가려다가 상황이 심각해보여서 그 취객을 멀뚱히 지켜봤습니다.

그러자 "피보고 싶지않으면 나가라" 라면서 제 목에 칼을 들이대더군요.

나름 군대갔다와서 이런 상황이 별거 아닐줄 알았는데, 생에 처음겪는 일이라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근데 무서운것보단 '이 새끼가?' 하며 빡친게 더커서 목잡고 쫓아내버렸습니다.

체구가 제가 압도적으로 큰것도 한몫했구요. 여튼, 쫓아낸 다음 알바생이 문걸어잠그고 경찰을 기다렸습니다.

그 사람은 밖에서 뭐라뭐라 지랄하더니 만취상태로 파랑트럭몰고 도망쳤는데 그걸로 음주운전..

알바생은 충격먹어서 손을 덜덜 떨고있더라구요. 딱봐도 20살 21살같은데 참..안타깝더라구요.

근데, 웃긴건 저도 미약하게나마 손을 떨고 있었다는거죠ㅋㅋ 경찰기다리면서 우왁끼보고 있었는데 내손이 막 떨리고 있었음..


여튼, 경찰이 오고나선 간단하게 진술서랑 신원 확인해주고 회사에 돌아가서 냠냠하며 야근을 했죠.

그러고선 보름이 지났는데, 오늘 아침에 형사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까맣게 잊고 지냈건만..

범인 잡았고, 처벌할지 합의할지 결정하시라고, 합의보실 의향있으시면 형사동행으로 만나게 해드린다.. 뭐 이런 얘기하는데

"알바 학생은 뭐라고해요?"

물었더니 처벌원한다고 그랬다는군요.

"그럼 저도 돈이 궁한건 아니니까 그 학생 말대로 그사람 처벌해주세요^^"

정말 고생하셨다, 감사하다 얘기하고 통화를 마무리지었죠.

혹시나 제가 목잡고 밀어낸거 트집잡힐까 싶었는데, 편의점 cctv에 그 사람이 행패부린게 다나와서 문제없다네요.

저도 중학생때부터 대학졸업하고 취업하기전까진 엄마 편의점에서 알바했기때문에 진상이나 취객들이 일하는 입장에서 얼마나 곤란하고 고통스럽게하는지 알기때문에 차마 돈보고 합의보는짓은 못하겠더라구요.

계산하다가 태도가 시건방지다고 갑자기 담배를 얼굴에 던지거나..

주류 담배는 안에서 못하는데 알면서 꼭 밖이 춥다느니 뭐니하면서 곤란하게 하거나..

돈이나 카드 받을려고 손내밀었는데 봐놓고도 테이블에 툭 던지거나..
쯧..
오늘 오랜만에 그 편의점가서 뭐라도 사주고 퇴근해야겠어요.

여튼! 취업준비나 학교다니면서 편의점에서 고생하는 팬치들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