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해루석,아이네,릴파,비챤 - 전하지 못한 진심 커버 작업에 참여한 믹스마스터입니다.
이번 작업에서 제가 참여한 부분은 MR제작, 기타세션, 베이스세션, 피아노세션, 믹싱, 마스터링 입니다.
음원 제작과정 전체에서 보컬에 관련된 부분 제외하고 전부 고독하게 혼자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에 제가 있었던 만큼 풀 스토리를 풀어보겠습니다.
벌써 몇달 지난지라 기억이나 서순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발단
때는 바야흐로 4월 초. 였나? 3월 말이였나? 암튼
BTS-봄날 커버 작업이 끝난 후 업로드 되기만 기다리고 있던 시절.
천양님은 왁미디어의 다음 프로젝트로 어떤 곡을 할지 궁리하고 계셨습니다.
같이 통화하며 여러 안건이 나왔지만, 손이 가는 곡은 딱히 안나오고...
'빅뱅 신곡 나오는거나 존버해보자' 라고 애매하게 결론이 날 때쯤
불현듯 제 머리를 스치는 제 평생에 유일하게 자주들었던 남자 아이돌 노래!
그 곡이 바로 BTS의 전하지 못한 진심 이였습니다.
워낙 BTS를 좋아하시는 천양님이였지만 발라드 계열은 잘 안들으셨던건지
이 곡은 다소 생소해 하시는 눈치였는데, 곡 자체가 워낙에 명곡이라
어느새 기획단계로 넘어가 있었습니다.
곡이 매우 진지하고 감정 몰입이 잘 유지되어야 하는 곡이였기때문에
멤버를 구성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습니다.
초기 멤버는 천양님의 영원한 뮤즈 '해루석'님, 그리고
천양님 왈, 이야기 꺼내자마자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히셨다는 '비챤'님.
(비챤님은 보컬 디렉터 겸 음원쪽 대장까지 맡아서 하게 되셨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섭외 해오신 '고세구'님, '아이네'님
이렇게 네 분이였습니다.
하지만 세구님은 저 당시 목 건강 이슈로 함께하지 못하게 됐고 ('그 빙하기')
세구님의 파트는 고스란히 '릴파'님이 들어오셔서 물려받게 되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최종 멤버는 해루석,비챤,아이네,릴파
이렇게 픽스되었고,
다음 할 일은 곡의 키를 현행 멤버에 알맞게 바꾸는 것이였습니다.
전개
남자그룹의 노래를 여자위주의 구성으로 부르려다 보니 여러 고민이 많았는데
남자 키 그대로 가면 여자 보컬들은 음정이 낮기때문에 발성이 충분히 인게이지되지 않아서
폭발하는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고, 여자보컬에 맞춰서 4키정도 올리면
루석님에게 음정이 너무 높아서 부르지 못하고, 그렇다고 멜로디를 한 옥타브 낮추면
마찬가지로 발성이 인게이지 되지 않아서 노래가 밋밋해지니 이것도 안되고.
남자 여자 모두가 발성이 충분히 인게이지 될 정도의 음역대를 사용 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제가 한 일은 루석님의 모든 노래커버를 뒤져서 진성으로 인게이지 할 수 있는 최고음정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물어봤는데 그런거는 잘 모르신다고)
어떤음이였는지 기억은 잘 안나네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원곡보다 6키를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세돌 멤버분들도 무리없이 최고음 소화가 가능했고 루석님이 후렴멜로디를 한옥타브 낮춰도
그다지 쳐지는 느낌도 없었고, 루석님의 포인트 파트인 "바보같은 가면을 벗고서" 에서
발성이 충분히 인게이지가 되는 가장 알잘딱한 키가 +6키였습니다.
저는 미팅때 음원대장이신 비챤님에게
4키 올려서 애매해진 루석님 파트를 줄일지, 6키 올려서 저 포인트 파트 드릴지 두가지 선택지를 드렸고
6키 올리는것 정도는 숨쉬듯 소화 가능한 킹세돌 멤바분들 덕분에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려봤을때 최상의 퍼포먼스가 예상되는 6키로 정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키 조정은 기본적으로 이세돌 멤버들에게 맞추어 가되,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해루석님을 위해
안배된 작업이였습니다. (여자 보컬들과 동일한 분량의 파트배분을 위함)
위기
그 다음으로는 MR.
천양님의 요청이 있고나서 유튜브를 이잡듯 뒤지고 구글링을 한 결과
노래방 뿅뿅소리 나는것들 다 빼니 겨우 하나만 남았는데 이것도 퀄리티가 그다지 좋진 않았습니다.
퀄리티도 퀄리티지만 저는 원곡보다 잘할거 아니면 무조건 원곡과 똑같기라도 해야한다는 마인드이기때문에
악기 구성 또는 연주되는 코드의 보이싱이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하면 밥맛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런 부분에서 MR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게다가 어거지로 6키나 조절을 해버려서 음질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린게 아니겠습니까? 비챤님도 분명 느끼셨을텐데 군말없이 진행 해주시는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이정도의 멤버들을 모셔놓고 이런품질의 음원에 소모시키고 싶지 않았기때문에..
이대로 진행하기가 너무 미안해서... (아무리 품질좋은 원본 MR이였어도 6키나 올리면 무조건 못쓰게 됩니다)
그냥 제가 만들어버리기로 혼자 결정을 내버렸습니다
분명 마음에 안드셨을텐데 애써 괜찮다고 해주시는 갓챤님을 보십시오
저는 원래 MR을 만들지 않습니다
못해서 그런게 아니라 귀찮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냥 놀고싶어요
하지만 이렇게 용납이 안되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죠.
절정
저는 게으르지만 하기로 한건 하는 타입입니다.
전하지못한 진심에는 서로다른 4개의 피아노 소리가 들어갑니다.
1. 우나 코르다 계열의 어두운 피아노,
2. 저거보다 살짝 밝은 피아노,
3. 후렴의 땡땡한 소리가 나는 피아노,
4. 땡땡한 피아노에 필터 걸린 피아노.
쭉 피아노 반주로 이끌어가는 곡이라
피아노 사운드가 핵심이였습니다.
그렇기때문에 45만원 상당의 하이엔드 피아노 가상악기를 구매했습니다.
어차피 뭐 한번 사놓으면 평생 쓸거.. 이참에 마련하는거지..
그치만 손이좀 떨리긴 했습니다.
그리고
중후반부터 볼륨주법, 내츄럴 하모닉스의 기타 연주가 화려하게 들어가고
후반 후렴에는 기타로 코드 백킹이 또 들어갑니다.
특히 볼륨주법과 내츄럴 하모닉스는 클라이막스 전에 분위기를 리프레쉬 하는 연출로 쓰이는지라
이것도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클라이막스 직전 해루석님의 i still want you~ 우우~우우~ 하는 부분)
하지만.. 전공시절부터 10년이 훌쩍넘게 마르고 닳도록 쓴 저의 메인기타 레스폴이 그만 수명을 다하고 말았습니다.
(200만원 상당)
리프렛도 해야하고..픽업셀렉터도 수리해야하고...포텐셔미터도 교체해야하고.. 수리하러 서울 가는것도 귀찮지만
수리 맡겨도 언제 받을지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세컨기타인 재규어를 사용해서 녹음했는데
재규어는 개성이 매우 심각하게 강한 기타라서 이런류의 대중음악에 도저히 안묻더라고요
MR 믹싱하면서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쨌게요?
세세컨기타를 들였습니다.
훌륭한애들 중에 제일 싼걸로..
재규어 개성 쎄다고 징징대던 놈이 왠 재즈마스터를 사왔냐?
브릿지를 보시면 알겠지만 컨셉만 재즈마스터고 사실상 스트랫에 가깝습니다. 서킷도 없고.
솝바픽업에 적당히 범용성도 있는듯 해서 가격 맞춰서 샀습니다. 40만원.
올림픽화이트는 꼭 가져보고 싶었던 색상이라 뭐...이참에 겸사겸사...
하지만 손이 좀 떨리긴 했습니다.
전하지 못한 진심에 들인 돈
85만원.
여러분이 즐겁게 감상 하셨다면 그것으로 됐습니다...
저도 최애곡 왁타버스에서 진행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결말
그 이후로는 별탈 없이 잘 흘러가서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이야깃거리가 더 많이 있지만
그건 참여하신 분들이 방송에서 썰을 풀어주실거라 생각합니다.
비하인드
봄날 녹음 당시 루석님의 녹음환경이 매우 좋지 않아서 애를 좀 먹었는데
전못진 녹음 전에 따로 이야기해서 루석님께 제대로 된 룸 컨설팅을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엄청나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어마어마한 효과를 얻는 저만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컨설팅 해드린대로 룸에 적용을 하신 뒤 녹음을 하셨고, 티저 공개 직후
"스튜디오에서 녹음 한거같다" 라는 왁굳형의 극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소스 퀄리티가 확 올라갔기때문에 믹싱도 전혀 애를 쓰지 않아도 돼서 너무 편했습니다.
끗
보너스.




Ariesman
캬
2022. 7. 2. 오후 3: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