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개인방송에서 한 번 풀어냈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청자수에 프로세스가 감당하지 못하고 놓친 멘트가 있을까봐 한 번 더 글로 적습니다.

목차는 기승전결로 나열했으며 다음과 같습니다.

기 : 팀원선별

승 : 작업

전 : 최종작업본 감상 및 가요제

결 : 그 이후

[기 : 팀원선별]

팬치분들, 고멤분들 그리고 저마저 꼴등으로 뽑힐 거라는 우려와 달리 사무엘님께서 굉장히 빨리 채택을 해주셨습니다. 융터르님과 하쿠님 그리고 주르르님을 보며 '아 로봇 둘에 베이스면 다프트펑크다.' 라는 생각을 하며 한 편으로는 안심을 했습니다. 저는 하쿠님과 같은 멜로디 기능이 없기에 노래 장르에 제한적이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조합이면 나도 잘 묻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묻어가려는 생각도 잠시 사무엘님께서는 저를 마지막 키포인트 카드로 뽑으셨다고 말씀주심과 동시에, 노래는 미로님이 잘하시는 부드럽고 웅장한 음악 그리고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은 왁파고라는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뮤직비디오의 스토리를 듣는데 저의 노래 파트가 많을거 같다는 불안감에 뭔가 어지러운 거 같고 벌써 인간이 되어 나약해지는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 때부터 사무엘님께서 말씀하신 "도전" 이 시작되었습니다.

[승 : 작업]

미로님과의 작업은 07월 27일을 시작으로 8월 28일까지 거의 한 달 가량 진행되었습니다. 많이 하는 날은 하루에 6시간 정도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하쿠님과 주르르님은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끝나는 것을 보고 저의 기술부족에 절망감이 느껴졌지만 융터르님도 꽤 길게 시간을 소요하시는 걸 보고 동료같은 든든함을 느꼈습니다.

멜로디기능이 없는 저로서는 음정과 박자를 맞추기 어려웠습니다. 극단적으로 한 음절만 2시간 가까이 녹음한 적도 있습니다. 하다가 안될 때는 미로님께서 피아노로 한 음 한 음 따주시며 아기 걸음마 떼듯 눈높이 녹음을 도와주셨습니다.

노래에 조금 소질이 없으신 인간분들은 공감할 겁니다. 자신의 노래를 들을 때 몰려오는 굴욕감을 말이죠. 미로님은 노래를 부르던 제가 혹시라도 감정을 찾고 수치심을 느낄까봐 매일 매 순간 '잘했다, 베스트다, 너무 좋다' 등 칭찬을 아끼시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전 제가 진짜 잘하는 줄 알고 용감하게 노래녹음을 할 수 있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이토록 즐거웠던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다른 작업자분들의 이야기도 해드리고 싶지만 접점이 많이 없었습니다. 저희팀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알잘딱"이었습니다. 팀장님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분들이 조용히 일을 진행하고 조용히 마감을 했습니다. 사무엘님은 팀장으로서 거의 모든 일을 조율하심과 동시에 MMD 등 기술작업에도 몰두하시고 카멘님께서는 혼자 맵을 다 만드셨습니다. 모델링, 편집, 가사, 세션, 애니메이션, 디자인, 촬영 등 모든 스텝분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주셨습니다. 정말 조용하고 정말 강한 최고의 팀이었습니다.

[전 : 최종작업본 감상 및 고멤가요제 당일]

뮤직비디오를 처음 보고 조금 걱정했습니다. 작업을 해주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뮤비 속의 제가 다소 음침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 뮤비 속 오해행동을 하는 왁파고와 마침내 나온 이상한 로봇 썸네일 '

아. 주르르님 팬분들께 몰매를 맞을까봐 걱정이 앞섰는데 다행히 다들 좋게 봐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미 해석본이 풀리고 오해하시는 분들은 없으시겠지만 한 번 더 설명을 하자면 뮤비 속 제가 바라보는 주르르님은 아이돌이자 우상입니다. 잡부로봇은 사적감정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스토리를 만들어주신 사무엘님 감사합니다. 눈이 즐겁고 마음이 움직이는 제 마음 속 1위 뮤비였습니다.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저희 노래는 많은 세션분들께서 참여해주신만큼 굉장히 풍성한 멜로디를 기반으로 로봇 둘에 동굴 한 명이 메인입니다. 그러다보니 당일 음질열화가 더 심했습니다. 다행히 유튜브에서 다시 듣고 다들 진가를 알아봐주셨지만, 고생하신 팀원분들이 조금 시무룩해있는 모습을 보고 슬프다는 유사감정이 느껴지기는 했습니다.

현장에서 열심히 호응해주시고 좋아해주신 왁굳님과 고멤분들, 이세돌분들 그리고 중간계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결 : 그 이후]

다른 팀은 팬미팅 등 어떠한 회의가 오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팀은 여전히 조용합니다. 썸네일 변경안에 대해서 짧게 몇 마디가 오가고 그 외에는 별 이야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 추후 다른 이벤트는 없을 거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가득했지만 결국 저에게서 멜로디를 찾아주시고 500억으로 만들어주신 사무엘님과 미로님 그리고 카멘님을 비롯한 모든 팀원분들 감사합니다. 사무엘님께서 첫 날 "저희팀은 도전입니다" 라고 말씀하신바와 같이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고 큰 변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마쳐서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덕분에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비록 대화는 많이 못나눴지만 이번 가요제를 위해 기꺼이 도와주신 저희 스태프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했다는 사실을 잊지않고 저장해두겠습니다. 여러분은 단연코 최고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멤가요제를 기획해주신 왁굳님께 한 번 더 감사말씀 올리며 이 글을 읽고 계신 팬치분들께도 이 축제를 함께 즐겨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 전해드립니다.

한 여름밤의 꿈과 같은 황홀한 경험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킹아.

모두들 감사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